은화·다윤양 가족, "유골은폐 아냐"…문 대통령에 선처 호소
2017-12-04 17:35
청와대 방문해 편지 전달…김현태 부본부장 등 구명 나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의 가족이 가족이 '유골 은폐' 논란에 휩싸인 김현태 세월호 현장수습 부본부장 등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은화양 어머니 이금희 씨와 다윤양 어머니 박은미 씨가 지난달 30일 청와대를 찾아와 이런 내용이 담긴 편지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조은화·허다윤 두 학생의 어머니께서 문 대통령께 직접 쓰신 석 장의 편지 내용이다. 두 학생의 부모님께서 공개에 동의하셨다”며 페이스북에 편지 전문을 공개했다.
두 학생의 부모님은 편지에서 최근 보직 해임된 이철조 세월호후속대책추진단장, 김현태 현장수습본부 부단장에 대한 ‘선처’를 부탁했다.
이들은 “이별식으로 은화, 다윤이를 보낸 엄마들이 이별식 후에 (유골이) 나오면 언론에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래서 10월에 나온 (유골이) 은화, 다윤이로 밝혀진 것도 언론에 내보내지 않았다”며 “왜냐하면 찾은 가족에게는 다행이지만 아직 못 찾은 가족에겐 고통과 찾은 게 부러움의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학생의 부모님은 지난 9월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서울시청에서 이별식을 하고 안산 서호공원에 딸들을 안장했다.
이들은 편지에서 “현장에서 이 상황을 직접 겪고 함께 생활을 한 현장 책임자가 법과 규제만 이야기했다면 가족들은 더 힘들었겠죠. 아직 못 찾은 가족을 배려하는 마음, 찾은 가족의 부탁을 들어준 것이 유골은폐, 적폐로 낙인 찍힌다면... 은화, 다윤이 엄마는 평생 현장 책임자 가족에게 마음의 짐을 지고 살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과연 이철조 단장님과 김현태 부단장님이 이 사실을 숨기고자 했으면 장례를 치르고 장관님, 가족들과 선체조사 위원장님께 알리지 않았으리라 생각되고 과연 이 두 분이 얻을 게 무엇인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아픔 속에 장례를 치르는 가족, 찾았지만 다 못 찾고 찾은 것이 있다 해도 못 찾은 가족을 생각해서 내려가지도 못 하는 가족을 배려한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책임자로서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사람을 중요시 여기시는 대통령님의 배려로 현장에서 수고한 부분이 반영되길 바란다”며 “은화, 다윤 가족들은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또다른 가족이라 생각되거든요. 사랑하는 가족을 찾아준 고마운 분이 유골은폐, 적폐는 절대 아니다”고 했다.
청와대는 “(조은화·허다윤양의 부모님들이) 세월호 선체에서 뒤늦게 발견된 유골의 보고 누락 문제에 대해 담담하게 입장을 전해오셨다”며 “문 대통령은 두 어머니의 편지를 읽은 후 답신을 작성했고, 오늘 오후에 시민사회비서관실을 통해 전달해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