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부도 위기' 베네수엘라, 가상화폐로 경제 위기 돌파...효과는 '글쎄'
2017-12-04 15:39
마두로 대통령, 자체 가상화폐 '페트로' 도입 추진 천명
석유·가스·금 등 천연자원 기반 화폐...가상화폐 인기에 편승 가능성
현지 화폐 가치 하락·경제난 등에 실제 효과 불투명
석유·가스·금 등 천연자원 기반 화폐...가상화폐 인기에 편승 가능성
현지 화폐 가치 하락·경제난 등에 실제 효과 불투명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베네수엘라 정부가 경제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자체 디지털 화폐인 '페트로(Petro)'의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BBC,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야당의 반발이 적지 않은 데다 식량과 의약품 등 생필품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가상화폐가 실효성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현지 국영방송 VTV를 통해 "미국의 경제 제재에 맞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가상 화폐 '페트로'를 도입할 것"이라며 "페트로를 통해 금융 거래 등 금융 주권 문제를 진전시키고 금융 봉쇄를 극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페트로는 석유, 가스, 금, 다이아몬드 등 베네수엘라에 매장된 천연자원의 매장량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마두로 대통령은 구체적인 가상화폐 도입 시점과 출시 방법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국가 부채 발행 등에 제재를 가하자 가상화폐를 통해 금융 유통을 정상화하는 등 경제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점에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페트로 효과'에 대한 비관론이 먼저 나오고 있다. 극심한 경제 위기로 인해 현재 유통 중인 볼리바르화의 실질 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가상화폐의 실효성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볼리바르화의 가치가 지난달에만 57% 하락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난 장기화로 인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대 산유국 중 하나로서 전체 수출의 95% 이상을 석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지만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베네수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국가 부도 위기에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