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생보사 LAT 분석] ③동양생명, 미트론 쇼크…잉여액 급감

2017-12-03 19:00
할인율 하향·보험부채 늘어
안방보험 인수 후 건전성 취약

[사진=동양생명]


금리 인상으로 대부분 보험사의 LAT 잉여액이 늘어났으나 동양생명은 대폭 줄었다. 지난해 불거진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의 영향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탓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동양생명의 LAT 잉여액 총계는 6808억원으로 지난해 말 9963억원 대비 31.67% 줄었다. 6개월 만에 3155억원이 사라진 셈이다. 같은 기간 25개 생보사의 LAT 잉여액 총계는 28조8603억원에서 37조9710억원으로 31.57% 늘었음을 감안하면 축소 폭이 심상치 않다.

LAT는 보험사의 보험부채 시가평가 금액(보험부채 측정치)을 추정하고 그 평가액 만큼 책임준비금을 적립토록 하는 제도다. LAT 결과 잉여액이 많다는 뜻은 향후 보험부채가 늘어나더라도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동양생명의 잉여액이 크게 줄어든 것은 LAT에서 가장 큰 변수인 할인율이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 영향으로 하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할인율은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금리시나리오에 보수성을 고려, 미래 각 시점별 운용자산수익률을 추정해 도출한다. 현재 기준금리 대비 운용자산수익률을 감안해 미래 저금리 시점에서 운용자산수익률이 어떻게 나타날지 추정하는 것이다. 즉 현재 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이 낮으면 미래의 수익률도 낮을 가능성이 높고, 그 반대급부로 책임준비금을 많이 적립해야하는 구조다.

운용자산수익률은 5개년도 평균을 사용하는데 동양생명의 경우 2014년 4.7%, 2015년 4.1%의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육류담보대출 손실로 자산운용수익률이 2.3%로 급락했고, 그 탓에 올해 LAT 할인율도 하향 조정됐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육류담보대출 같은 일회성 사고를 제외하더라도 동양생명의 LAT 결과가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동양생명이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고금리 양로보험 등을 판매하면서 보험부채를 스스로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 대부분 보험사가 LAT 평가액(보험부채 측정치)를 줄여온 반면 동양생명은 2013년 이후 매년 평가액이 늘어나고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건전성 제도 변화를 앞두고 다른 보험사와 달리 외형 확대에 치중해 저축성 보험을 많이 판매했다"며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건전성 부문에서는 취약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