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辛의 한수’…인도네시아에서 야망의 재기전
2017-11-09 08:01
포스트 차이나로 낙점…신 회장 현지서 미래 전략 구상
사드 후폭풍 이후 큰 곤욕을 치렀던 롯데가 인도네시아를 포스트 차이나로 낙점한 모양새다. 지난 7일 인도네시아로 떠난 신동빈 회장은 현지에서 각 사업을 점검하며 미래 전략을 구상하기로 했다.
현재 롯데그룹의 동남아 사업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2억 6000만명이 거주하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으로 이슬람 문화권까지 연계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롯데그룹은 2008년부터 유통과 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에 집중투자해 왔다. 롯데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롯데백화점 1개점, 롯데마트 42개점, 롯데리아 30개점, 엔제리너스 3개점, 롯데면세점 1개점(시내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다음 달 람펑 지역에 46번째 점포를 오픈한다.
점포임대와 부동산 사업을 관할하는 롯데자산개발도 지난달 26일 '인도네시아 주택공사'(PT PP)와 현지 부동산 개발사업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해각서에는 인도네시아에서 부동산 개발 신규사업 발굴과 사업 추진에 대해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통해 롯데의 인도네시아 사업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도 최근 신 회장은 온라인 커머스 사업에 관심이 높다. 국내에서 이미 다양한 옴니채널을 실험적으로 운영 중인 롯데그룹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재계 2위 살림그룹과의 합작법인 ‘인도롯데’를 설립하고 온라인쇼핑몰 아이롯데닷컴을 공식 오픈했다. 신 회장이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시기는 온라인쇼핑몰이 오픈한지 딱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 이번 출장에서 살림그룹과 온라인 활성화 협력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젊은 시절 롯데닷컴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온라인 마켓의 성장 가능성과 유통시장의 변화에 일찍부터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네시아에서 시작한 온라인몰 운영도 해외 옴니채널의 확대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도네시아 출장 일정은 2박3일로 평소 현장 경영을 강조한 신 회장의 의지에 따라 재판 일정 상 여유시간을 활용해 가게 됐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특히 출장에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등 핵심계열사 대표도 다수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이 중국의 사드 후폭풍 이후 대체 시장으로 꾸준히 언급돼 왔다"며 "롯데가 추진하는 각 사업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 신 회장이 직접 출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