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인하 열풍 속 한국 집값은 덜 올랐다

2017-10-18 19:00
3.6%로 47개국 중 41위 그쳐

우리나라 집값 상승률이 전 세계 47개국 중 41위에 그쳤다.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주택가격이 3년간 약 3.5%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18일 국제결제은행(BIS)은 '미국과 전 세계의 금리와 주택가격'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1970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한국 등 단기금리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조서한 결과, 연평균 집값 상승률은 선진국이 6.8%, 신흥국이 6.9%로 집계됐다.

한국의 집값 상승률은 3.6%로 47개국 중 41번째에 그쳤다. 한국보다 집값이 덜 오른 곳은 중국·스위스(3.5%), 싱가포르(3.4%), 독일·크로아티아(2.8%), 루마니아(-4.6%) 등 6개국뿐이다.

 

단위: % [사진= 국제결제은행 제공]


선진국 중에서는 스페인이 9.8%로 가장 높았고, 영국(9.3%), 뉴질랜드·이탈리아(8.8%), 아일랜드(8.7%), 호주(8.1%) 순이다. 네덜란드(5.9%), 포르투갈(3.6%), 스위스(3.5%), 독일(2.8%)은 하위권에 올랐다. 신흥국 중에서는 라트비아(16.7%), 러시아(16.5%), 브라질(12.8%), 홍콩(9.2%) 등의 집값 상승폭이 컸다.

선진국(미국 제외)과 신흥국에서는 국내 단기금리와 미국 금리가 100bp 낮아지면 집값 상승률은 3년 후 3.5%포인트, 5년 후엔 5.75%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주택가격 상승의 특징 중 하나로 지속성을 꼽았다. 독일·포르투갈·스위스를 제외하고 선진국의 명목 주택가격은 40년 이상 매년 평균 6% 이상 성장했다. 특히 노르웨이에서는 66년 동안 77배나 뛰었으며, 미국은 47년 동안 주택가격이 13배 올랐다.

주택가격의 지속성을 평가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상승과 하락의 길이를 대조하는 것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주택가격 상승세를 개별 국가에서 3년 이상 유지되는 명목 주택가격 상승 기간으로 정의한다"며 "상승기는 선진국 경제 표본의 거의 80%를 차지했고, 상승세는 평균 13년 간 지속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단기금리 상승만으로는 주택 수요를 크게 저해할 수 없지만 집값 상승이 느려지면 통화당국은 금융 시스템 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간 여유를 갖게 된다"며 "동시에 주택 가격이 점진적으로 금리 변화에 적응한다는 사실은 정책 금리의 완만한 인하가 주택가격 거품을 급격하게 초래할 가능성이 없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