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약자 소송구조 신청에 냉담한 법원…박주민 "누구나 재판받을 권리 누려야”

2017-10-07 09:30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소공원에서 열린 '국민들과 함께하는 개표방송'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 10년간 법원의 민사 소송구조신청 인용률이 하락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구조란 법원이 소송비용을 감당할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재판비용과 변호사보수 등의 납부를 유예해주거나 국고에서 지원하도록 하는 제도다. 가난한 사람이 비용의 문턱에 권리행사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국가가 마련한 제도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한부모가족,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아 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78.6%이던 인용률이 2009년 71.5%, 2010년 69.8%로 떨어진 후 2012년에서 2013년 사이 잠시 오름세를 보이더니 2014년 66.7%, 2015년 64.8%로 계속 하락했다.

심지어 작년 한 해에는 인용률이 54.3%까지 떨어져 전년도 대비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소송구조 신청자 절반이 구조를 받지 못한 셈이다. 경제적 상황과 관계 없이 누구나 누려야 할 국민의 기본권인 재판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사법 당국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2008년 이후 전반적으로 접수건수가 증가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인용률이 하락하는 원인은 소송구조제도의 재원인 사법서비스진흥기금의 예산부족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라며 "사법서비스진흥기금의 재원인 공탁금의 보관방식 개선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예산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을 받을 권리는 국민의 기본권으로, 경제적 조건과 관계없이 모두가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면서 "소송비용 부담 때문에 권리주장을 포기하는 국민이 없도록 법원이 구조신청에 적극적으로 응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