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배출' 중국서 가장 스마트한 도시
2017-10-09 06:00
'민영기업의 요람지' 저장성 항저우
IT경제 GDP 기여도 50% 이상, 모바일결제 1위
IT경제 GDP 기여도 50% 이상, 모바일결제 1위
최근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전국 최초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대중교통 버스를 도입해 화제가 됐다. 항저우 대중교통 앱에서 승객들이 사전에 기·종착지를 선택해 좌석을 예약하면 데이터센터에서 승객 정보 빅데이터를 한데 모아 만들어낸 승객 맞춤형 운행 노선이다.
빅데이터 기반 대중교통 버스를 첫 도입한 항저우는 '인터넷공룡' 알리바바 본사가 소재한 도시답게 중국에서 가장 '스마트'한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민영기업의 요람지'로 불릴 만큼 민영 경제가 활발한 곳이다. ‘중국판 창조경제’를 꽃 피운 알리바바가 성공하기까지는 항저우의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이 뒷받침됐다.
사실 항저우는 중국 7대 도시 중 하나로 22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 월, 남송(南宋)이 모두 이 곳을 옛 수도로 정했다.
항저우가 한때 중국 역사 속에서 베니스에 버금가는 상업도시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베이징에서 항저우를 잇는 징항(京杭)대운하 덕분이다.
징항대운하 건설로 항저우 문물은 크게 번성해 예로부터 중국 남·북부 지역의 경제 발전과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13세기 무렵 이탈리아의 유명한 여행가 마르코폴로는 항저우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호화로운 도시”라고 불렀다.
항저우 경제는 특히 1978년 중국 개혁·개방의 물결을 타고 빠르게 발전하며 중국의 대표적인 민영기업 요람으로 성장했다. 2016년 후룬연구소에 따르면 항저우에서 탄생한 세계적인 억만장자 수가 32명이다. 프랑스 파리(30명), 미국 샌프란시스코(28명)도 능가하는 수준이다.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 와하하 쭝칭허우(宗慶後) 회장이 대표적이다.
항저우는 최근엔 알리바바의 고속 성장세에 힘입어 중국에서 가장 스마트한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베이징대학교 인터넷금융연구센터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항저우는 중국 도시 337곳 중 모바일 결제의 사용·보급·침투 비율이 1위인 도시다.
항저우에서 한 강도가 슈퍼 3곳을 털었는데 훔친 현금이 1800위안(약 29만원)에 불과했다는 일화도 있다. 그만큼 항저우엔 ‘현금없는 사회’가 구현되고 있다는 뜻이다. 모두들 스마트폰을 통해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모바일 결제를 하기 때문이다.
항저우는 또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인터넷과 전통산업을 융합해 발전시킨다는 이른 바 ‘인터넷플러스’를 가장 잘 실현되고 있는 도시라는 평가도 받는다. 항저우에선 교통·에너지·수도 등 도시 공공자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동으로 배분하고 있다.
항저우 GDP도 고속성장하고 있다. 항저우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9.5%를 실현하며, 중국 전체 부성급 도시 중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전자상거래,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등을 아우르는 IT(정보통신) 경제가 전체 GDP 성장 기여도는 50%가 넘는다.
사실 항저우는 우리나라에서는 천하 절경을 자랑하는 관광도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지상에는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다.(上有天堂,下有蘇杭)"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관광도시다.
이 가운데 항저우 호수 ‘시후(西湖)’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시후는 항저우를 중국 로맨스 문학의 도시 반열에 올려놓았다. ‘백사전(白蛇傳)’, ‘양산백(梁山伯)과 축영대(祝英台)’ 등 중국 유명 고전 속 로맨스 소설은 시후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이다. 백사전을 줄거리로 한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수상공연 ‘인상·시후’는 매일 저녁 항저우 시후에서 ‘물위의 향연’을 펼치며 수천명의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