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 왜 괌을 노리나 ...美 군사력 '허파' 핵심기지
2017-08-10 18:24
북한이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을 거론하면서 연일 미국령 괌에 대한 포위 타격 가능성을 예고, 협박하는 데는 괌이 군사적 요충지로서 미국 군사력의 허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령인 만큼 북한의 미사일 타격 시험에도 입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NPR,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9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북한의 괌 타격 예고에 따라 미국 본토 등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지만 괌에 새로운 위협은 아니다"라며 "북한은 오랫동안 괌에 적대적인 입장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하와이와 필리핀 사이 4분의3 지점에 위치한 괌은 수천명의 군병력을 포함, 약 16만명이 거주하는 면적 약 543㎢의 작은 섬이다. 미 해군과 공군, 해안 경비대를 포함한 다양한 미 군사기지가 들어서 있어 '아태지역 군사기지 허브'로도 꼽힌다. 전체 면적 중 3분의1이 군사기지로 분류될 정도다. 향후 일본 오키나와 소재 해병대 주둔지도 이곳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있다.
북한과는 약 3500㎞ 떨어져 있어 미국령 중 가장 가깝다. 북한이 예전부터 괌을 타격 목표로 삼고 훈련을 반복 실시해온 이유다. 때문에 미국도 북한을 감시하기 위해 부분적으로나마 괌 내 군사 훈련을 강화해왔다.
핵보유국 진입을 노리는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단행하는 데도 지리적으로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북한이 '포위사격' 수단으로 언급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사거리에도 포함된다.
괌은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으나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이후 미국령으로 지정됐다. 세계 2차대전 이후 2년 반 동안 일본의 지배를 받다가 태평양전쟁 이후 1944년 미국에 다시 편입됐다. 괌 주민들은 푸에르토리코 등 다른 미국령과 마찬가지로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지만 대통령 선거에서의 투표권은 갖고 있지 않다.
에디 칼보 괌 주지사는 "괌은 단순한 군사기지가 아니라 미국의 영토"라며 "북 위협과 관련해 백악관, 미 국방부 등에서 위협 수위에 변화가 없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또 괌 당국자들과 함께 긴급 회의를 열어 대비 태세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