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安출마·경선룰 놓고 '내홍' 확산

2017-08-06 18:31
3인, 8·27 전대 경쟁 본격화

새 지도부를 뽑는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가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은 오히려 단합보다 분열로 치닫는 모습이다.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의 출마 선언이 불씨가 됐다.

당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경선룰 등을 놓고 당권주자들 간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시작부터 내홍에 발목을 잡힌 꼴이다.

6일 안 전 대표와 8·27 전대 주자인 천정배·정동영 의원은 일제히 간담회 및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전을 시작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혁신비전 간담회를 열고 당대표 출마 이유에 대해 "심장이 정지돼 쓰러진 환자는 웬만해서는 심장이 다시 뛰지 않는다. 전기충격을 줘야 한다"며 "독배라도 마시고 당의 운명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득권 거대 양당이 호시탐탐 국민의당의 소멸을 바라고 있다"며 "당이 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호남 대 비호남 구도, 친안(친안철수) 대 비안(비안철수) 구도'에 대해 "실체가 없다"며 "당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에 천 의원은 같은 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 전 대표를 향해 “누울 자리 구분 못 하는 몰염치”라며 “전대 출마는 구태정치”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당화는 패배의 길”이라며 안 전 대표를 힐난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8·27 전대까지 극심한 내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당 상임고문단, 이른바 동교동계(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은 안 전 대표의 출당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집단탈당까지 검토했던 이들이었다. 그러나 자신들의 탈당보다는 안 전 대표의 출당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의 출당 명분은 '도의적 책임'이다. 대선 패배, '문준용씨 취업 특혜' 제보 조작 사건 등 최근 당을 위기로 몰아넣은 일련의 사태들과 안 전 대표는 떼려야 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대는 친안철수계, 즉 수도권 등을 기반으로 한 원외위원장 등이 모인 '비호남'계와 호남 중진 인사 등이 주축이 된 '호남'계 간 대결구도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어느 쪽에서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향후 국민의당 정체성이 결정되는 중요한 대목이다.

이에 따라 결선투표제 도입 등 경선룰 확정을 놓고도 각 후보진영은 주시하는 모습이다. 당 전대준비위원회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고 여론조사 없이 당원 투표로만 결정하는 내용의 룰을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했으나, 비대위의 결정은 7일로 미뤄진 상태다.

당을 창당하고 대선후보까지 했던 안 전 대표로서는 여론조사가 없을 경우 다소 불리할 수 있다. 현재의 당내 여론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위기에 몰린 당으로서 전당대회를 계기로 단합하고 새 출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오히려 얼마남지 않은 국민의 신뢰도 모두 잃을까 걱정스럽다"면서 "당장 전대는 흥행할 지 몰라도 지금으로선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도약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쓴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