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드론 펀드와 대기업이 만드는 '드론 경제권'

2017-07-31 17:40

일본에서 두 달 전에 설립돼 주목받은 드론에 특화된 벤처투자펀드가 13개 벤처기업에 투자를 개시하면서 드론산업 육성이 본격화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1일 일본 첫 드론 펀드가 13개 벤처기업에 투자를 개시하고, 내년에 설립되는 또다른 드론 펀드에 대기업이 투자의사를 밝히면서 그동안 뒤쳐졌던 일본 드론산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 日 최초 드론 펀드 '순항'

일본 최초로 드론 펀드를 설립한 치바 코타로(千葉功太郞) 씨는 “드론은 아이폰과 같은 것”이라며 “하드웨어를 활용한 주변기기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치바 씨는 모바일 게임업체 부사장으로 향후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주변서비스가 생겨날 것으로 내다봤다.

드론 펀드는 치바 씨를 포함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의 동생 손태장 씨 등 20명의 개인투자자와 기업이 출자했다. 펀드 규모는 15억 엔(약 150억원)이다.
 

 


이번에 드론 펀드가 자금을 투입한 ‘드론 디파트먼트’는 드론에 특화된 인력파견업체다. 드론 전용 조종사와 기술자 등 드론 관련 인력 500명이 등록됐다. 드론을 활용한 사업을 구상하는 업체에게 자사 인력을 파견하는 사업을 펼친다. 드론 경기에 대한 운영 기술이 있는 'FPV로보틱스'와 공중 촬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드론이모션' 등도 드론 펀드의 투자를 받았다. 

또 드론 펀드 투자를 받은 ‘아이로보틱스’는 드론을 이용한 항공관제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로, 비행 상태와 위치 확인, 타 기체와의 정보 교환 등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관제분야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이로보틱스’는 항공관제전문가인 부사장을 중심으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농업용 드론의 원격 제어 기술을 보유한 '드론 재팬',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CLUE', 운항관리 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카모메야' 등도 투자 받았다.  

드론시장은 오는 2020년 전 세계에서 13조 엔(약 130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드론시장은 중국과 미국이 선도하고 있으며, 드론 기기 점유율은 중국 DJI가 70%를 차지한다.

하지만, B2B(기업간) 시장으로 드론이 확대되면 조종사와 운용기술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어서 드론 펀드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드론 펀드를 통해 주변 산업까지 생태계를 형성한 벤처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사진=한준호 기자)


◆ 드론 투자 관심 많은 日 대기업

대기업도 드론 펀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대기업들은 내년에 설립될 2호 드론 펀드에 대한 출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치바 씨는 "물류와 인프라, 수송, 소대 등 업종이 다양하다"면서 2호 펀드를 1호 펀드의 3배 규모인 50억 엔(약 500억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지난 4월 미쓰비시상사와 히타치제작소는 공동출자를 통해 드론 회사 '스카이매틱스'를 설립했다. 일본 정부도 이미 2020년까지 드론 활용 로드맵을 작성해 상용 서비스 추진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드론 펀드를 계기로 대기업이 출자에 참가해 시너지를 내는 '드론 경제권'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드론 산업 선도하는 美中

드론 산업을 선도하는 미국과 중국에선 드론 펀드가 활발하게 운용되고 있다.

중국 DJI의 스카이펀드와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에어웨어가 설립한 드론 펀드는 지난 2015년 발족했으며 다양한 투자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스카이펀드는 DJI와 미국 벤처캐피탈이 공동으로 설립했으며, 1000만 달러(약 110억원) 규모다. 출자 최소 금액은 25만 달러로 알려졌다. 투자 받은 벤처기업은 DJI의 드론 관련 기술자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DJI도 벤처기업과 협업을 통해 약점으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완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생태계를 형성했다는 평가다.

또 에어웨어가 설립한 드론 펀드도 규모가 1000만 달러 수준으로 센서, 소프트웨어, 데이터분석까지 폭넓은 벤처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드론 펀드 1, 2호가 궤도에 오르면, DJI와 에어웨어보다 큰 규모가 될 전망으로, 일본 드론 펀드가 해외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