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국인 관광객 '출국세' 징수 검토

2017-07-27 18:24

 

일본 정부가 국내 관광자원을 정비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일본 관광청이 국내 관광자원의 재정비를 위한 재원 마련에 나서면서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세금을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 재원을 활용해 지방 관광시설을 재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시설 재정비를 통해 다양한 국가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방 곳곳에 관광객이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해 지방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하지만 세금 징수 대상과 금액을 확정하기 까지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할 과제가 많고, 외국인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하는 정책이 자칫 외국인 관광객의 일본 방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광청은 지난 5월에 제정한 ‘관광비전 실현 프로그램 2017’에서 관광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재원 확보 방안으로 수익자 부담에 의한 방법을 명시했다.

다무라 아키히코(田村明比古) 관광청 장관은 “일본 전국에서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하기 위해 출국세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관광청은 출국세 검토를 위해 미국과 유럽의 사례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2018년 세제개정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조율 중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해외에선 출국세를 도입한 사례가 있다. 영국의 경우 국제선과 국내선 이용객을 대상으로 비행거리에 따라 출국세를 징수하고 있다. 2000마일 미만의 이코노미 클래스 탑승자에게 1인당 약 2만원을 부과해 3조8000억원을 재원으로 확보했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 권역 밖으로 나갈 때 약 1만원, EU 권역 내에선 약 5000원을 징수해 6500억원 규모의 재원을 공항 정비에 사용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2404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1인당 1만원을 징수할 경우 약 24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재무성은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면 연말까지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주로 도쿄, 후지산, 간사이 지방을 연계하는 ‘골든 루트’를 여행하는 경우가 많아, 지방 도시가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일본 정부는 관광객이 지방 도시를 여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광자원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관광청은 출국세를 통해 징수된 재원으로 지방 민가와 문화재, 국립공원 등을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이 지방에서도 일본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지방 도시의 관광객 유치를 늘려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징수 대상을 확정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일본인 여행객도 징수 대상에 포함시킬지, 외국인 관광객만 출국세를 징수할지 등 대상 선정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징수 방법에 대한 논의도 시작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내 공항사용료처럼 항공요금에 포함시키는 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일본은 관광시설 정비를 위해 항공사에 부담을 요구해왔다. 나리타공항에선 국제선 이용자로부터 서비스시설사용료와 보안서비스 명목으로 1인당 2610엔(약 2만6000원)을 징수했다. 이렇다보니, 항공사와 여행사는 새롭게 도입되는 출국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일본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 유치를 선언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 유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지역 등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의 일본 국내 소비를 지금의 2배로 늘리기 위해서는 지방 도시의 관광자원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