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 회장 19년 '뚝심' 일냈다....유전자치료제, 국내 판매 허가
2017-07-12 18:37
문지훈 기자 =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가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국내 개발 유전자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이르면 9월께부터 국내 판매될 예정이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19년간 집념을 갖고 투자해 온 게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판매허가
인보사는 염증을 억제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를 주성분으로 하는 유전자치료제다. 판매가 허가됨에 따라 앞으로 약물치료나 물리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 등이 지속하는 중등도의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쓰이게 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 유럽 등 주요 제약 선진국이 허가한 유전자치료제는 4개 품목에 불과하다. 이들 의약품은 면역결핍질환, 유전 질환이나 항암치료에 쓰이고 있다. 퇴행성 질환인 무릎 골관절염 치료를 위한 유전자치료제는 인보사가 처음이다.
즉, 관절염 환자의 무릎 부위에 주사하고 1년 뒤 관찰한 결과 통증은 줄어들고 무릎관절을 사용하는 일상생활의 활동은 더욱 나아졌다는 의미다.
◆이 회장 19년 뚝심 결실 맺다
인보사는 이웅열 회장의 뚝심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이 회장은 1998년 11월 인보사 사업검토 결과를 보고받았다. 사업부조차 인보사의 성공가능성이 희박하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그룹의 미래를 생각해 본격적인 개발을 전격 결정했다. 이후 이 회장은 인보사를 ‘넷째 아이’라고 부를 만큼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우선 1999년 미국에 티슈진(Tissugene, Inc.)을 설립했다. 개발 초기부터 세계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둔 전략이었다. 이후 2000년 티슈진아시아(현 코오롱생명과학)를 설립하고 2001년부터 관련 특허들을 취득함과 동시에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임상을 진행하는 등 뚝심 있게 ‘인보사’ 개발을 이어왔다.
바이오산업의 불모지에서 19년이라는 개발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유전자치료제는 임상시험 환자를 장기간 관찰해야 해서 일반 화학의약품 보다 개발기간이 길게 소요된다.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유전자치료제인데다가 관련 법규 등의 장애도 있어서 초기단계부터 신약 품목허가 신청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회장은 “바이오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다보니 두렵기도 하고 어려움도 많았을 것”이라며 “어려움 속에서 기회를 찾았고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