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만찬=홍문연" 중국 언론도 문재인 대통령 방미 관심

2017-06-29 10:15
국제재선망 "트럼프, 문재인 압박하려 '홍문연' 준비"
환구시보 "성과보다는 우호와 신뢰쌓기에 집중"
중국전문가 이희옥 칼럼 게재 "이토록 빠른 방미는 지도자 상호신뢰 쌓기 위함"

중국 국영중앙(CC)TV가 28일 문재인 대통령 방미 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사진=CCTV 캡처화면]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언론들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국제라디오방송(CRI)의 온라인판인 국제재선망은 29일 "한·미 정상회담이 한·미 동맹관계는 물론 지역 정세에 미미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준비한 백악관 만찬을 '홍문연(鴻門宴)'에 비유했다. 홍문연은 항우와 유방이 자웅을 겨루던 시절 항우가 유방을 산시성 홍문으로 초대해 베푼 연회를 뜻한다. 겉모습만 연회지 실제론 항우의 책략가 범증이 유방을 제거하기 위해 꾸민 함정이었다. 미국의 환대가 치밀한 계산 아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배치를 지연시키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압박해 실리를 챙기려는 전략이란 이야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9일 문 대통령이 방미 기간 성과를 내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우의와 신뢰 쌓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구시보는 또  '문재인 대통령의 이토록 빠른 방미에 담긴 전략적 고려'라는 제목의 국내 중국 전문가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의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 소장은 글에서 문 대통령의 방미는 취임 51일만에 이뤄진 것으로 한국 역대 대통령 중 취임 후 가장 이른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장은 문 대통령은 취임 전 외교방침을 기본적으로 유지하며 한·미 동맹 강화와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 촉진을 병행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이처럼 이른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해 한미관계에 좀더 치우치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주는 것은 바로 한·미 양국 지도자간 상호신뢰를 쌓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오늘날 한·미 양국정부가 모두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았다며, 비록 그동안 한반도 문제및 양국간 경제무역 등 관련해 긴밀히 소통을 유지해왔지만 양국 정부와 지도자간 상호신뢰가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희옥 소장은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안보, 북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등 각 방면의 문제를 다룰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목표는 상호신뢰를 쌓는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소장은 한중관계에 있어서 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중국과 전략및 군사국방 측면에서 소통을 강화하고 양국간 경제무역 협력 수준을 높이는 것을 강조해왔다며 하지만 한·중 관계 개선에는 사드라는 장애물이 놓여있으며, 이는 피해갈 수 없는 난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 입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아마도 문재인 정부는 1년후 나올 환경영향평가를 참고하면서, 그 기간동안 북핵문제의 민감성을 적극 낮추고, 한반도 남북관계의 개선상황, 한미 동맹틀 안에서의 협상 등 종합적 요소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소장은 현 단계에서 문재인 정부의 주요 관심사는 사드배치 여부가 아닌,  사드 문제를 초래한 북핵 문제의 민감성을 낮추는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주도적 역할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 자매지인 참고소식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사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은 작지만, 중요한 현안인 만큼 양국 정상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참고소식망은 "사드 문제는 한미관계뿐 아니라 한중관계와도 연관이 있다"면서 "사드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당기관지 인민일보는 앞서 28일 문 대통령의 3박 5일간의 방미 일정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양국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북핵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신문은 문 대통령이 이번 방문을 통해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가치를 재확인하고 안보 경제 사회 영역에서 미국과 협력 강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