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대북문제 시각차 조율이 핵심"…사드ㆍFTA 등 난제 산적
2017-06-28 15:13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9일(이하 현지시간)과 30일 이틀간 정상회담을 가진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입을 모아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국은 북한을 공동의 위협으로 보고는 있지만, 문제해결 방법에 있어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 "골프도 별장만찬도 없는 회담"··· 웜비어 사망 뒤 경색된 분위기 속 북한·사드 등 핵심
"양국 정상의 첫 만남에서는 마러라고에서의 만찬도, 플로리다에서의 골프 라운딩도 없을 것이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한·미 양국 정상회담의 다소 긴장된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WP는 "북한 문제 해결과 미국의 사드 배치를 둘러싼 계속되는 (양국의) 이견 등으로 상당히 힘든(challenging)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WP는 "지난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재앙'이었다"면서 "북한과의 정상회담으로 김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 전 대통령은 북한 정권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는 등 큰 이견을 보였다"면서 과거 양국 정부의 충돌 사례를 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만남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현재 미국은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군사적 행동'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북한에서 송환된 지 엿새 만에 사망한 오토 웜비어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은 더욱 강경화되고 있다.
사드 문제도 미국 언론들은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는 "미국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환경영향평가를 이유로 사드 배치를 미루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미국은 사드 배치를 70년에 걸친 양국 군사동맹의 핵심 이슈로 보고 있다"면서 "애널리스트들은 만약 문재인 정부가 배치 결정을 뒤집는다면 양국의 관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 개인적 관계 중시하는 트럼프의 성향도 변수··· FTA 경제분야 이슈도 주목
그러나 정치·정책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트럼프의 성향이 정상회담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양국 정상이 좋은 관계를 맺을 경우, 민감한 대립 이슈들은 회담에서 부각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과 일본 정상들을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당시와는 달리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좋은 인상을 받는다면 회담은 예상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NYT는 "백악관 관료들은 양국 정상이 친근한 관계를 맺어 긴장을 다소 완화시키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 및 미국 참전용사들과 함께 워싱턴 DC 내 한국전 기념비에 헌화하는 일정은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강조하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 매체인 디플로매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대부분의 이슈를 차지하고 있지만, 경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일본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언급한 적이 많지는 않지만, 대선 유세 당시 한국이 안보 부문에서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거나 한·미 FTA를 '끔찍한 무역협정'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은 미국이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주요국 중 하나이기 때문에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공평한 무역' 관계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디플로매트는 "한국에서 경제는 최근 매우 민감한 문제이며, 문 대통령은 이번 협상에서 관련 문제들은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면서 "그러지 못할 경우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떠안게 될 수 있으며, 이는 양국 동맹의 다른 측면에서 파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