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2.0 시대 연다❶재벌개혁]경제민주화 드라이브…수위가 관건
2017-06-18 16:07
아주경제 현상철 기자 =올해 하반기부터 새정부의 재벌개혁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미 재벌개혁을 이끌 각 부처의 수장들의 면면이 모습을 드러냈고, 향후 추진 방향 역시 가시화됐다.
새정부는 과도한 경제력 집중이 가져온 한국경제의 왜곡된 성장과 구조 속에서 희생을 강요받았던 경제적 약자들을 돌보고, 경제적 강자의 갑질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사람에 대한 투자’로 일자리를 늘려 소득불평등‧양극화를 해소함으로써 경제선순환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제기되는 우려도 적잖다. 정부의 경제민주주의가 재벌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기업을 옥죄는 것 아니냐는 게 주된 걱정이다.
재계가 경영활동을 하는 데 일자리‧투자 등의 부문에서 지나치게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과연 올바른 ‘경제민주주의’냐는 비판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새정부의 경제민주주의 성공 여부는 양측의 이견을 마찰 없이 얼마나 좁히느냐에 달렸다. 아직은 재벌개혁에 무게가 실린 모양새지만, 새정부가 온전한 경제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적정 수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새정부가 생각하는 ‘균형점’이 빠르게 드러날수록 시장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도 이런 내용이 일부 포함돼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말로만 외쳤던 개혁…이제는 행동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서 ‘경제민주주의’라는 표현을 꺼내 들었다. 헌법에서 규정한 경제민주화는 물론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 주요 국정과제였던 ‘경제민주화’와 큰 차이가 없다.
헌법 제119조 제2항은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는 한편, 경제주체간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와 문재인정부의 경제민주화는 ‘실현 의지’라는 출발선 측면에서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는 이후 창조경제와 경제활성화로 대체돼 동력을 잃어버렸다. 당시 대선때 이슈였던 경제민주화라는 프레임을 단순히 흡수만 했을 뿐, 처음부터 실천하려는 생각이 없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문 대통령은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새로운 도전은 경제의 민주주의”라며 “민주주의가 밥이고, 밥이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경제민주주의는 경제적 약자가 밥을 굶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로, 노동의 정당한 대가와 극심한 소득불평등,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경제민주주의 실천 의지는 대표적으로 새정부 출범과 함께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불러들여 ‘재벌저격수 투톱 체제’를 구축한 점을 들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에서 “임명장을 받을 때 장하성 정책실장과 잘 협의해 지금까지 연구하고 실천해 온 바를 일관되게 집행하라”고 문 대통령이 당부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가맹점‧대리점‧골목상권 문제를 챙기겠다고 밝혀 왔다. 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일은 ‘재벌개혁’과 ‘갑을관계’로 크게 나눴다. 사실상 바뀌어야 할 대상이 대기업임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정상적으로 왜곡된 고용‧노동시장에도 과감한 변화를 예고했다. 재벌개혁과 함께 ‘소득 주도 성장’을 기반으로 한국경제가 성장하기 위해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수전제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와 함께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실천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정규직‧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소득이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데 핵심적인 요소들인 만큼 ‘소득 주도 성장’을 현실화하는 데 주요한 단계로 지목된다.
직전 정부에서 흐지부지됐던 ‘적정한 소득분배 유지’와 ‘시장의 지배‧경제력 남용 방지’라는 헌법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게 된 셈이다.
◇경제민주주의 처음과 끝에 있는 대기업…균형점 제시돼야
문재인정부 출범을 전후해 재벌개혁이라는 화두는 아직까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는 재계의 긴장이 그만큼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소득주도 성장’ 등이 핵심 성장동력으로 중요성을 갖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재계가 압박감을 받는 것은 되레 부작용이 될 수 있다. 일자리와 성장은 결국 민간기업에서 창출되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일자리는 궁극적으로 민간에서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의 성패는 민간일자리 확대”라고도 했다.
일자리 기치를 내건 문재인정부의 성패가 사실상 민간기업에 달렸다는 것이다. 이에 새정부의 경제민주주의 역시 일방적인 재계 압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재계가 새정부로부터 재벌개혁의 메시지를 충분히 받은 만큼, 이제는 정부와 재계가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가는 양보와 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익명의 한 경제학 교수는 “지금까지 대기업은 충분한 압박을 받았다. 이제는 일자리를 늘리고 비정규직 등의 정책을 민간에 적용하는 데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가야 할 때”라며 “시장의 불안감을 희석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이른 시일내 속도와 수위를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새정부는 과도한 경제력 집중이 가져온 한국경제의 왜곡된 성장과 구조 속에서 희생을 강요받았던 경제적 약자들을 돌보고, 경제적 강자의 갑질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사람에 대한 투자’로 일자리를 늘려 소득불평등‧양극화를 해소함으로써 경제선순환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제기되는 우려도 적잖다. 정부의 경제민주주의가 재벌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기업을 옥죄는 것 아니냐는 게 주된 걱정이다.
재계가 경영활동을 하는 데 일자리‧투자 등의 부문에서 지나치게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과연 올바른 ‘경제민주주의’냐는 비판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새정부의 경제민주주의 성공 여부는 양측의 이견을 마찰 없이 얼마나 좁히느냐에 달렸다. 아직은 재벌개혁에 무게가 실린 모양새지만, 새정부가 온전한 경제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적정 수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새정부가 생각하는 ‘균형점’이 빠르게 드러날수록 시장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도 이런 내용이 일부 포함돼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말로만 외쳤던 개혁…이제는 행동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서 ‘경제민주주의’라는 표현을 꺼내 들었다. 헌법에서 규정한 경제민주화는 물론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 주요 국정과제였던 ‘경제민주화’와 큰 차이가 없다.
헌법 제119조 제2항은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는 한편, 경제주체간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와 문재인정부의 경제민주화는 ‘실현 의지’라는 출발선 측면에서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는 이후 창조경제와 경제활성화로 대체돼 동력을 잃어버렸다. 당시 대선때 이슈였던 경제민주화라는 프레임을 단순히 흡수만 했을 뿐, 처음부터 실천하려는 생각이 없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문 대통령은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새로운 도전은 경제의 민주주의”라며 “민주주의가 밥이고, 밥이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경제민주주의는 경제적 약자가 밥을 굶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로, 노동의 정당한 대가와 극심한 소득불평등,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경제민주주의 실천 의지는 대표적으로 새정부 출범과 함께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불러들여 ‘재벌저격수 투톱 체제’를 구축한 점을 들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에서 “임명장을 받을 때 장하성 정책실장과 잘 협의해 지금까지 연구하고 실천해 온 바를 일관되게 집행하라”고 문 대통령이 당부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가맹점‧대리점‧골목상권 문제를 챙기겠다고 밝혀 왔다. 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일은 ‘재벌개혁’과 ‘갑을관계’로 크게 나눴다. 사실상 바뀌어야 할 대상이 대기업임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정상적으로 왜곡된 고용‧노동시장에도 과감한 변화를 예고했다. 재벌개혁과 함께 ‘소득 주도 성장’을 기반으로 한국경제가 성장하기 위해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수전제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와 함께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실천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정규직‧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소득이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데 핵심적인 요소들인 만큼 ‘소득 주도 성장’을 현실화하는 데 주요한 단계로 지목된다.
직전 정부에서 흐지부지됐던 ‘적정한 소득분배 유지’와 ‘시장의 지배‧경제력 남용 방지’라는 헌법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게 된 셈이다.
◇경제민주주의 처음과 끝에 있는 대기업…균형점 제시돼야
문재인정부 출범을 전후해 재벌개혁이라는 화두는 아직까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는 재계의 긴장이 그만큼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소득주도 성장’ 등이 핵심 성장동력으로 중요성을 갖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재계가 압박감을 받는 것은 되레 부작용이 될 수 있다. 일자리와 성장은 결국 민간기업에서 창출되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일자리는 궁극적으로 민간에서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의 성패는 민간일자리 확대”라고도 했다.
일자리 기치를 내건 문재인정부의 성패가 사실상 민간기업에 달렸다는 것이다. 이에 새정부의 경제민주주의 역시 일방적인 재계 압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재계가 새정부로부터 재벌개혁의 메시지를 충분히 받은 만큼, 이제는 정부와 재계가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가는 양보와 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익명의 한 경제학 교수는 “지금까지 대기업은 충분한 압박을 받았다. 이제는 일자리를 늘리고 비정규직 등의 정책을 민간에 적용하는 데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가야 할 때”라며 “시장의 불안감을 희석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이른 시일내 속도와 수위를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