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서울로 7017] 과거 찻길이 사람길로… 문화와 역사, 사람을 잇는 매력에 '풍덩'

2017-06-14 09:50
1.방문객 발길 이끄는 핫스팟, 살아있는 식물도감

아주경제 이창환 기자 = 지난 40여년 간 자동차가 오갔던 고가도로가 사람길로 재단장됐다. 서울시가 추진한 '서울로 7017'. 이전 서울시의 수장들이 청계천, 새빛섬 등을 선보였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박원순호'의 결실이다. 서울 고가공원은 길을 잇는 다리의 개념을 넘어 문화와 역사 그리고 사람을 연결시키는 다목적 매개체로 탈바꿈했다. 좁게는 서울로가 지니는 자체 특색부터 넓게 이곳을 통해 향유할 수 있는 가치까지 담아내고 있다.

지난 13일 정오에 찾은 '서울로 7017'. 점심시간 휴식차 들른 회사원, 유모차를 끌고 나들이온 가족, 여유로운 노년을 즐기는 어르신 등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여유로움을 즐겼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이른바 '핫스팟' 구역은 뚜렷했다.
 

13일 정오 '서울로7017'에는 낮 시간의 한가로움을 즐기려는 이들이 오갔다.[사진=이창환 기자]


◇ '살아있는 식물도감'··· 228종에 이르는 수분(受粉)

서울역 고가공원에 들어서자 수목원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과별로는 50개군, 총 200여 종이 넘는 다채로운 꽃과 나무가 곳곳에 심어져 있었다. 붉은 열매를 맺는 구기자나무를 시작으로 쌍떡잎식물인 수련, 벼 과의 억새 등 2만4000여 그루의 식물들이 저마다 매력을 뽐냈다. 아직 어린 순인 탓에 풍성한 느낌을 주진 않았지만 무척 흥미로웠다.
 

시민들이 '스카이워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아찔함을 만끽하고 있다.[사진=이창환 기자]

'서울로 7017'을 찾은 시민들이 '호기심화분'을 들여다 보고 있다.[사진=이창환 기자]


◇ 보고, 듣고, 즐기고··· '잠시도 멈출 수 없다.'

뻥 뚫린 투명유리 위에서 17m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 대부분 시민들이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딛는 모습이었다. 유리를 통한 밑 도로가 보이자 무섭다며 길을 돌아가는 이들도 보였다. 스카이워크는 과거 고가도로로 쓰일 당시 철근이 시멘트 위로 드러난 모습에 투명판을 덧대 만든 보행길이다.

증강현실(VR) 기법으로 서울의 관광명소와 석양을 눈과 귀로 체험할 수 있는 '호기심 화분'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이외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트램플린 '방방놀이터'가 자녀와 함께 온 부모들에게 잠시 휴식시간을 제공한다.

찬물 족욕이 가능한 '공중자연쉼터', 공원 여기저기에 설치돼 주변 온도를 낮추는 '안개분수' 등도 무더위를 피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이날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육박하면서 공원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더위를 식혔다.
 

13일 늦은 오후 '서울로7017'는 화려한 조명이 연인들의 기분까지 들뜨게 했다.[사진=이창환 기자]


◇ 도심전망대, 시민들의 시선을 훔치다

최고 17m 높이의 궁중 보행로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전경은 시민들이 고가공원을 찾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서울역이나 멀리 보이는 숭례문을 배경으로 플래시를 터트리는 이들의 모습은 공원 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일몰시간에 맞춰 켜지는 LED등은 고가공원을 보다 아름답게 만든다. 통합폴에 설치된 555개, 수목화분을 에워싼 551개의 LED 조명등을 통해 서울로는 보랏빛으로 물든다. 한편으로 까만 하늘과 대비돼 신비롭기까지 했다. 야경을 즐기러 발길을 옮긴 연인들과 가족단위 방문객들은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