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진단] "서울 집값 상승세 하반기까지는 지속"
2017-05-28 10:03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의 역설...공급 부족 전망에 강남 재건축에 매수세 몰려
"DTI(총부채상환비율)·LTV(담보인정비율) 규제 향방이 분수령 될 것"
"DTI(총부채상환비율)·LTV(담보인정비율) 규제 향방이 분수령 될 것"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서울 주택시장이 매매·전세 쌍끌이 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선 정국이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한동안 강도 높은 규제책을 내놓지 못할 것이란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갈 곳 없어진 부동자금이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주요 지역의 아파트로 몰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 오름세가 장기간 지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손정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에는 전국적으로 퍼져 있던 부동산 수요가 올해에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특히 서울의 경우 재건축 이슈가 있는 강남권과 지역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에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몰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시중 자금이 갈 곳이 없는 데다 문재인 정부가 강도 높은 규제책을 내놓지 못할 것이란 기대심리가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부동산 규제 정책이 세부적으로 수립이 안 됐고 하반기께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요자들 사이에서 새 정부 출범 효과와 맞물려 경제가 살아난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서울의 경우 올해 입주량이 많지 않을뿐더러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재건축 사업 일정에 속도를 내는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들의 가격이 오르면서 재건축 이주에 따른 전세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강동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시장도 심상치 않다. 최근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통과한 단지를 중심으로 한 달 새 수천만원씩 뛰는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부터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을 피해간 단지의 매수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 전용 40㎡는 시세가 9억원대에 형성, 이달 초보다 5000만~6000만원 뛰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재건축 정비계획안 심의를 통과한 개포주공5단지 전용 84㎡도 상한가 12억6000만원에 형성됐다가 28일 기준 13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형성됐다.
분양권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8일 기준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분양권 거래량은 △강남 50건 △서초 24건 △송파 63건 △강동 273건으로 작년 동월 221건을 훨씬 넘어섰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대한 초과이익환수제가 연말에 부활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수익률과 추가부담금 등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초과이익환수제를 확실히 피할 수 있는 재건축 단지의 경우는 상품가치로서 희소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수석위원은 "초과이익환수제의 경우도 수익률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공급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재건축 단지에 대한 남은 정비사업 일정이나 입지, 가격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집값 상승세는 일단 올해 하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4월 전년 동기 대비 가계대출이 줄었지만 여전히 대출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보니 정부입장에서는 일정부분 시장안정에 대한 정책 카드를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연말까지는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수석위원은 "새 정부가 DTI(총부채상환비율)·LTV(담보인정비율)를 어떻게 조정할지에 따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