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5당 원내대표 회동 '파격 예우 속 화기애애'
2017-05-19 16:46
문 대통령, 각 당 원내대표들 직접 영접…김정숙 여사 손수 요리
박근혜 정부서 거의 사용한 적 없는 상춘재로 초청…극진한 '귀빈' 대접
박근혜 정부서 거의 사용한 적 없는 상춘재로 초청…극진한 '귀빈' 대접
아주경제 주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19일 청와대 오찬회동은 형식과 내용 면에서 매우 파격적이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불과 9일 만에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국회와의 소통과 협치 행보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회동 시작 전부터 오찬 장소인 상춘재 앞 뜰에서 차를 준비하고, 각 당 원내대표들을 기다렸다. 통상 외부 인사들이 다 모이면 대통령이 등장하는 관례를 깬 것이다.
문 대통령은 각 당 원내 대표들이 도착할 때마다 반가운 웃음과 악수로 맞으며 인사를 건넸다. 참석자들의 가슴에 달게 했던 명찰 관행도 이날 초청 오찬부터 과감하게 없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리는 각종 정부회의에 모든 참석자가 이름표를 다는 관행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며 "앞으로 권위주의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의 상징으로 지목되는 이름표 패용 관행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그동안 야당 대표들과의 회동 절차는 먼저 국회대표단이 와서 기다리고 다 모여 있으면 대통령이 입장하는 순서로 진행됐는데 오늘은 대통령이 상춘재 앞에서 기다렸고 각당 원내대표가 도착하는 순서대로 일일히 영접했다”며 “이런 격식도 대단히 청와대로서는 파격적”이라고 소개했다.
오찬이 열린 상춘재 역시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는 단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던 공간이다. 전 수석은 “상춘재도 박 정부에서는 단 한번도 사용된 적 없는 유려한 공간”이라며 “장소 측면에서도 파격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오찬장에는 청와대와 국회 간 협치를 강조하기 위해 따로 상석이 없는 원형 테이블이 설치됐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자연스럽게 둘러앉아 대화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래서인지 1시간 30분 예정됐던 이날 오찬은 예상 시간을 훌쩍 넘어 2시간 20여분간 진행됐다. 그 만큼 격의없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오갔다.
전 수석은 “대화 내용과 진행도 자유롭고 활기찼다”며 “5당 원내대표는 모두 이런 자리가 다시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반응을 전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국회로 돌아와 이날 오찬이 길어진 이유에 대해 "대통령께서 생각보다 소탈하고 아주 격의 없이 원내대표들과 대화에 임하셨기 때문에 서로 언로가 트여 자연스러운 의견개진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 오찬 메뉴는 한식 코스로, 주메뉴는 '통합'을 의미하는 비빔밥이었으며, 디저트로는 한과와 김 여사가 손수 준비한 인삼정과가 나왔다.
박 대변인은 "오찬 이후 김 여사가 손수 인삼과 꿀, 대추즙을 10시간 가량 아주 정성스럽게 졸여서 만든 인삼정과를 협치를 의미하는 조각보에 직접 싸서 원내대표들에게 손편지와 함께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 손편지에는 '귀한 걸음 감사하다,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