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또 머리가 잘린 장제스 동상

2017-04-24 15:46

 

[사진=바이두캡쳐]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대만에서 장제스(蔣介石·1887∼1975)의 동상이 머리가 잘린채 발견됐다. 대만내 극단적 독립파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2일 대만 북부의 양밍(陽明)산 국가공원에 설치된 장제스 동상의 머리가 절단됐다고 인민망이 대만매체를 인용해 24일 전했다. 머리 부분이 잘려나간 동상에는 빨간 페인트가 부어져 있고 검정 스프레이로 '2·28 원흉' '살인마' 등이 적혀 있었다. 잘려나간 머리 부분은 현장에 없었다. 

범인은 대만의 급진 독립단체로 알려진 '대만 건국 공정대'로 밝혀졌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히며 지난 16일 남부 타이난(台南)에서 발생한 일본인 핫타 요이치(八田與一·1886∼1942) 동상 머리 절단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장제스 기일 이틀전인 이달 3일에도 타이베이시에 있는 장제스 동상 머리를 자른 바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요이치는 대만의 친구"라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핫타 요이치는 일제의 대만 식민지배 시절 대만인들에게 냐오산터우 댐의 건설을 지도한 인물이다. 이 댐 덕분에 쟈난(嘉南)평원이 대만의 곡창지대가 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요이치 두상 절단 사건은 대만이 중국에 통일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화통일촉진당(中華統一促進黨) 당원인 이청룽(李承龍) 전 타이베이 시의원 등이 소행인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대만에서 독립을 지지하는 민진당 계열 인사는 반(反) 중국, 친(親) 일본 성향을, 중국과의 통일을 바라는 국민당 계열은 반 일본, 친 중국 성향을 보인다. 때문에 이번 사건은 극단적인 독립론자들과 극단적인 통일론자들의 갈등이 발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최근 '신대만 국책싱크탱크' 연구소가 10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9.9%는 중국과의 현상유지를 원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62.0%는 대만 독립을, 21.2%는 중국과 통일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자신을 '대만인'으로 보고 있는 사람은 83.5%에 이르렀고 10.6%는 '중국인'으로서 정체성을 보였으며 나머지 1.3%만이 '중국인이기도 하고 대만인이기도 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