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포트] "한중수교酒, 덩샤오핑 신발, 부시 자전거…" 중국 백년 전통 브랜드에 얽힌 이야기
2017-04-20 07:00
홍군 병사들의 상처 치료해준 '마오타이술'
저우언라이 총리가 삼행시 지어준 '취안쥐더'
일본 총리도 안부 궁금해한 장아찌 '류비쥐'
청 건륭제가 한눈에 반한 가위 '장샤오취안'
저우언라이 총리가 삼행시 지어준 '취안쥐더'
일본 총리도 안부 궁금해한 장아찌 '류비쥐'
청 건륭제가 한눈에 반한 가위 '장샤오취안'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애칭인 '테디'에서 비롯된 '테디베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목숨을 구해준 인연으로 황제의 보석을 만들게 된 프랑스 보석명품 '쇼메', 전쟁에 참가한 군인의 총알을 막아준 것으로 유명해진 미국 지포 라이터까지, 세계적인 명품엔 저마다 스토리가 있다. 중국의 명품답게 라오쯔하오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
[관련기사] [차이나리포트] '제2의 마오타이, 칭다오맥주' 꿈꾸는 중국의 라오쯔하오
중국 대표 라오쯔하오 마오타이는 중국의 근현대 역사와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공전쟁 당시 장제스 군대에 쫓기던 홍군 병사들이 마오타이술로 상처를 치료한 이야기, 1915년 파나마 국제박람회에서 마오타이 술병이 바닥에 떨어져 사방으로 퍼진 진한 향 덕분에 은상을 수상한 이야기, 1972년 역사적인 중국 방문을 이뤄낸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저우언라이 총리와 마오타이술로 건배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일화까지, 마오타이와 관련된 역사 속 이야기는 차고 넘친다. 한·중 수교 협상 당시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던 양국 대표들이 긴장을 풀기 위해 마오타이술을 많이 마셔 '한·중수교주'가 됐다는 이야기도 우리나라에서 유명하다.
1864년 청 나라 동치제 때 생겨난 베이징 대표 오리구이집 취안쥐더(全聚德). 중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총리 저우언라이가 애용하던 음식점이다. 그가 살아생전 외국 귀빈을 데리고 27차례나 방문했을 정도다. 저우 전 총리는 친히 취안쥐더의 이름으로 삼행시도 지었다. "취안(全)- 결점 없이 완벽한(全而無缺), 쥐(聚)- 한번 모이면 헤어지고 싶지 않은(聚而不散), 더(德)- 지고지순한 덕을 갖췄다(仁德至上)"고 평가한 것이다. 취안쥐더가 지난 150년간 손님들에게 접대한 오리 수는 2억 마리가 넘는다.
1853년 베이징에 등장한 신발가게 네이롄성(内联升)은 중국 개혁·개방 설계사 ‘덩샤오핑의 신발가게’로 유명하다. 덩은 살아생전 이곳에서 수 차례 신발을 맞춤 제작했다. 특히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면 직접 홍콩 땅을 밟고 싶다던 덩은 이곳에서 신발도 특별제작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홍콩 반환 직전인 1997년 2월 덩이 사망하는 바람에 신발은 현재 ‘샤오핑 신발’이라는 이름으로 국가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다.
장샤오취안(張小泉)은 중국에 유일한 토종 가위 제조사다. 청 나라 건륭제가 항저우에 행차 나왔다가 장샤오취안 가위에 한눈에 반해 그 이후부터 황실에 공납됐다고 전해진다. 중국의 국가인 ‘의용군 진행곡’ 가사를 지은 문인 톈한(田漢)은 장샤오취안의 가위를 ‘바람처럼 빠르고 기름처럼 부드럽다’고 묘사했다. 마오쩌둥도 수공업 진흥개혁을 지시할 당시 "장샤오취안 가위는 1만년 후에도 존재해야 한다"며 격하게 아꼈다. 오늘날 이곳에서 만드는 가위·칼 종류만 100여종에다 규격도 400여개에 달한다. 중국에서 현재까지 팔린 장샤오취안 가위만 7억개가 넘는다.
스토리가 있는 중국의 명품답게 라오쯔하오는 중국 지도자들이 외국 귀빈에게 친근감을 전하기 위해 선물하는 단골손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