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외국인직접투자 급감…트럼프·사드 영향?
2017-04-04 14:15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미국과 중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직접투자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전체 투자 감소 폭은 10% 안쪽이지만, 미국과 중국만을 놓고 보면 감소 폭은 30~50%에 달했다.
보호무역주의 기조의 트럼프 신정부 출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은 38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줄었다고 4일 밝혔다.
박성택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어려운 여건에도 도착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38.1% 증가하는 등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국가별로 미국은 신고액 3억6500만 달러, 도착액 1억9300만 달러로 각각 33.5%, 42.6%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각종 정치 일정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유로화 약세가 이어지며 한국을 비롯한 전반적인 대외 투자가 주춤했다.
EU의 한국투자 신고액은 8억7600만 달러, 도착액은 10억1800만 달러로 각각 50.3%, 7.0% 줄었다.
일본은 2015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신고액이 플러스로 전환했다. 일본의 한국투자 신고액은 4억700만 달러, 도착액은 2억400만 달러로 각각 153.0%, 18.3% 늘었다.
소재·부품 분야의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콘텐츠, 부동산 개발 등 서비스 분야도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중화권 투자 신고액은 19억3800만 달러, 도착액은 9억9200만 달러로 각각 35.1%, 291.0% 증가했다.
금융·보험, 부동산 개발 등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많이 늘었다. 특히 홍콩, 싱가포르 등 중국 외 중화권의 투자가 대폭 확대됐다.
하지만 중국을 따로 떼놓고 보면 신고액이 1억6300만 달러, 도착액은 4100만 달러로 각각 56.4%, 17.9% 감소했다.
사드 보복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의 투자 금액이 급감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사드 보복의 여파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투자정책관은 "중국의 경우 세제 등을 감안해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경유해 들어오는 투자가 있어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며 "다만 (중국) 투자가들의 움직임이 신중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