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귀촌의 꿈, 법원경매를 활용하자

2017-03-27 15:00
이창동 지지옥션 경매자문센터 선임연구원

이창동 지지옥션 경매자문센터 선임연구원


지난 23일 경남 고성군 삼산면 미룡리 소재 답(沓) 404㎡ 경매에 무려 116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 1454만원의 4배가 넘는 6630만원에 낙찰됐다. 해당 물건이 경매에 나온 통영지원은 평소 경매 시 응찰자가 50~60명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날은 150명 이상 응찰자가 몰리며 경매법정 복도까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한다. 2017년 들어 100명 이상 몰린 경매 물건이 벌써 3건째이다. 수년 전만 해도 100명 이상 응찰자가 몰렸다는 것 자체가 언론기사화됐겠지만 월 1건씩 이런 물건이 나오다 보니 언론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지지옥션이 경매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1년 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100명 이상 응찰한 경매물건은 총 17건이었다. 이 중 70%에 달하는 12건이 2014년 이후에 나왔다. 12건을 살펴보면 비슷한 특징이 있다. 대부분 경남이나 전남 등 시골 지역이며 면적이 500㎡에 미치지 못하고 감정가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불과한 소액이었다. 용도는 대부분 대지·임야·답(沓) 등 토지가 대부분이었으며 농가주택 등이 일부 있었다.

100명 이상 물건이 2014년 이후 집중되고 있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우선 재테크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매가 대중화되기 시작했으며, 부동산 경기는 상승하고 물건이 줄어드는 등 다양한 이유들을 찾을 수 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귀농·귀촌 분위기 확산으로 지금 혹은 은퇴 이후 지방으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투자자들이 경매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실 도시 거주자들이 연고가 없는 지방 토지나 주택을 구입하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수도권 아파트처럼 포털 사이트에 매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하염없이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아 지방을 떠돌 수도 없는 일이다. 막상 물건이 나왔다고 해도 외지인들에게 매도를 꺼리는 현지 분위기가 있을 수도 있다. 더욱 문제는 가격에 대한 기준점이 마땅치 않은 점이다. 시골이고 거래량이 적을수록 시세라는 게 없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없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실거래가 자료도 찾기 힘들며 공시지가와는 엄청난 격차가 보인다. 그렇기에 매물을 발견하더라도 매도자가 주장하는 가격이 높은지 낮은지 알 수 없어 거래를 포기하거나 망설이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런 면에서 법원경매는 귀농·귀촌 등을 염두에 두고 지방의 토지나 주택을 구매하려는 투자자들에게 많은 장점이 있다. 우선 대법원 경매 정보 사이트 혹은 유료 경매 정보사이트에 가입하면 집에서도 전국의 매물을 다 확인 할 수 있다. 특히 유료사이트의 경우 현장사진 제공은 물론, 각종 규제 여부나 계발계획, 인근 거래 시세 등 다양한 정보를 복합적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더해 감정평가라는 공적인 기관에서 작성한 기준 시세를 제공해 준다. 물론 지방 토지들의 경우 기준점이 적어 감정가격이 수도권 주거시설에 비해 정확하지는 않지만 일종의 기준점을 잡아 준다는 점에서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더불어 경매에 계속 참여하다 보면 좋은 입지와 토지 등에 대한 기준들도 공부할 수 있다. 더욱이 경쟁이 심하지 않다면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할 가능성도 높다. 물론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기 위해서는 경쟁을 해야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이는 일반 매매도 비슷할 수 있어 제외하자.

미래를 준비하는 귀촌인이라면 본인의 거처 마련을 위해서 또는 안정적인 제2의 수익 창출 방법을 위해서라도 경매를 공부하고 준비하라고 권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