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 경매의 목적은 낙찰이 아니라 수익 창출

2017-04-13 17:00
이창동 지지옥션 경매자문센터 선임연구원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지난해 11·3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후 잠시 주춤하던 경매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3월 지지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법원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73.4%, 평균 응찰자 수는 4.3명으로 두 지표 모두 올 들어 가장 높았다. 독자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수도권 주거시설의 경우는 2016년 4월 이후 평균 낙찰가율이 88.0%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70%대 초중반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경매 시장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경매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싼 가격에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인데, 최근 고 경쟁·고 낙찰가율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익률 감소로 이어지고 있어 경매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저하되고 있는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시세조사를 소홀히 하거나 잘못 파악한 경우에는 급매나 시세보다 높게 낙찰 받는 낭패도 종종 있다.

이제 경매를 통한 재테크 신화는 끝난 것일까? 고 경쟁·고 낙찰가율 시대에 경매 투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법원경매는 매수자가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보기 드문 매매 방식이다. 가격 결정을 본인이 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수익률을 정하고 거기에 맞춰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더구나 낙찰 이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면 내가 정한 수익률 이외에 매각 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동산의 정확한 시세이다. 더군다나 경매는 일반 매매에 비해 인도·인수의 절차와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에 이 비용 또한 고려해야 한다. 가장 먼저 알아봐야 할 자료는 급매물의 유무와 가격이다. 급매의 경우 보통 5~10% 이상 저렴하게 나오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요즘 같은 경우라면 저렴하게 나온 급매를 매입하는 게 경매보다 유리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 거래금액이 등기부등본에 기재되므로 중개업소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문의하여 최근 거래된 아파트 사례를 확인, 등기부등본을 직접 조회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국토교통부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실거래가 조회나 공동주택가격 열람을 참고로 하는 것도 빼놓지 말자. 이런 거래 사례가 드물거나 호가 위주의 시세만 있는 경우 인근 부동산을 방문, 전세 가격 등을 탐문해 시세를 추정해 보는 것도 요령이다.

정확한 가격 산정과 원하는 수익률을 결정했다면 입찰에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산정한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경매를 공부하고 의욕적으로 입찰에 참여했다가 한두 번 유찰한 경우, 낙찰에 욕심이 생겨 무리하게 입찰해 손해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 건을 저가에 낙찰 받아 고수익을 노리는 것보다는 건별로 10% 내외의 수익률을 내겠다는 현실적인 접근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수익금 액수에 매달리는 우를 범하지 말고, 자기자본 투자금액 대비 수익률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사고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경매 투자자들이 입찰에 참여하는 목적은 낙찰의 기쁨이 아니라 수익의 창출이다. 경매법정은 내일도, 모레도, 내년에도 계속해서 열린다. 오늘 입찰에 떨어져도 내일의 경매를 준비하면 된다. 여유를 갖되 과욕은 버리고, 철저한 시장조사와 함께 부동산의 개별적인 요인을 반영하여 급매물 이하의 가격에서 입찰하는 기본이야말로 혼란한 경매 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