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 회의]"경기 민감한 소매·음식업 자영업자 대출 연체 위험 더 높아"

2017-03-24 06:02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계속되는 불황으로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경기 변도에 민감한 소매·음식업종 대출의 연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480조2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사업자대출은 308조7000억원, 가계대출은 171조5000억원이다.

업종별 자영업자 대출 비중을 보면 부동산임대업이 39.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도소매업(15.7%), 음식·숙박업(9.8%) 순이다.

한은은 "부동산임대업 자영업자가 사업자대출의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규모가 영세하고 담보물건이 충분치 않은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자영업자는 가계대출을 주로 이용했다"고 분석했다.

자영업자 사업자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작년 말 기준 0.3%로 전체 가계대출(0.3%)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중소법인대출의 연체율(0.8%)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업종별 연체율을 보면 부동산임대업이 0.2%로 가장 낮았다. 이에 반해 소매업(0.4%), 음식점업(0.4%), 제조업(0.5%) 등은 자영업자 평균 연체율(0.3%)을 웃돌았다. 다만 동일 업종의 중소법인대출의 연체율보다는 낮았다.

경영여건을 살펴보면 부동산임대업은 상업용부동산의 연간 투자수익률이 2015년 이후 6% 내외 수준을 유지하는 등 수익성이 대체로 양호했다.

하지만 소매업, 음식점업은 매출 감소, 폐업 고려 업체 비중이 높아 경영여건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작년 10~11월 30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매업, 음식점업의 매출감소 및 폐업 고려 응답 비중은 각각 66.0%, 42.4%로 조사됐다.

또 소매업, 음식점업의 경우 금융부채가 작고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도 낮지만 경기에 민감해 연체 경험 가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부동산임대업의 경우 30일 이상 연체 경험 가구의 비중은 2.4%였지만 소매업(8.6%), 음식점업(6.4%), 제조업(5.5%) 등은 이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자영업자 중 생계형 가구의 비중은 지난해 3월 말 현재 23.8%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대출 규모는 42조8000억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9.9%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음식점업(26.7%), 소매업(21.6%)에서 생계형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생계형 자영업자는 평균 금융부채 규모는 4700만원 수준으로 작은데 반해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20.9%로 원리금상환부담이 컸다. 이에 생계형 가구의 연체 경험 비중은 9.8%로 비생계형 가구(3.4%)에 비해 크게 높은 상황이다.

전체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금융부채 규모는 1억1300만원으로 상용근로자 가구(7700만원)보다 1.5배 많았다. 자영업자 가구의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 역시 181.9%로 상용근로자(119.5%)에 비해 높았다. 금융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104.1%로 채무상환 부담이 높은 수준이었다.

자영업자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은 41.9%로 상용근로자 가구(30.5%)보다 매우 높았다. 높은 채무상환 부담으로 자영업자 가구 중 지난 1년간 30일 이상 연체를 경험한 가구의 비중은 작년 3월 말 기준 4.9%로 상용근로자 가구(1.7%)를 크게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