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추가 유동성 지원 "국회 설득이 관건"
2017-03-16 05:40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이 불가피해졌다. 4월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채권단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KDB산업은행은 이달 23일께 대우조선 유동성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채무 재조정부터 워크아웃까지 여러 대안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지만 조만간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인 건 맞다"며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채권단과 임직원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다음 달 24일 4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후 7월과 11월에 각각 3000억원, 2000억원의 회사채가 만기를 맞는다. 내년까지 총 1조5000억원 규모다. 그러나 현재 융통 가능한 자금은 7000억원에 불과하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금융권 전반에 걸쳐 대우조선에 대한 자금 지원이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대우조선의 지난해 실적과 올해 연간 수주 전망 등을 고려하면 부족 자금은 향후 5년간 약 3조원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정권 교체기에 접어든 정치권이 어수선한 상태일 뿐 아니라 추가 자금에 대한 혈세 낭비 논란이 또 불거질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9월 서별관회의 청문회(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에서 시작된 정치권의 질타는 국정감사를 거쳐 연말까지 이어졌다. 2015년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 한진해운과의 형평성 문제부터 효용에 대한 의문 등이 불거졌다.
그럼에도 대우조선의 유동성 확보는 미룰 수 없는 문제여서 보다 신속하게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국회와의 조율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최대한 설득해 대우조선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에 가장 많은 여신을 제공한 최대 채권기관으로, 이번 추가 지원에 동참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시중은행과 사채권자 등도 손실 분담에 투입될 예정이다.
앞서 수출입은행은 영구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에 1조원의 자본 확충을 지원했다. 기존 대우조선의 대출채권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주주가 아닌 입장에서 위험을 안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수은의 경우 추가 자금 지원을 돕지 않으면 선수환급보증(RG) 만큼의 손실이 발생할 뿐 아니라 해당 금액을 따로 조달해 갚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수은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