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건희 동영상 의혹' CJ그룹 전격 압수수색

2017-03-13 16:46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삼성그룹 이건희(75)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과 관련, 검찰이 배후자로 지목된 CJ그룹을 13일 전격 압수수색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조사부는 이날 오후 중구 남대문로의 CJ그룹 본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의 성매매 의혹이 담긴 동영상 촬영에 CJ 측이 조직적으로 관여했는지를 확인하고자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5일 CJ제일제당 부장 출신 선모씨(56)를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 혐의(카메라 촬영)로 구속했다. 선씨는 이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을 제작한 인물의 형이다. 회사에서 채권회수 업무 등을 맡았던 선씨는 구속된 이후 사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지난해 7월 이 회장이 젊은 여성들에게 돈봉투를 건네고 이들과 성관계를 암시하는 대화를 나누는 동영상을 공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뉴스타파는 동영상이 2011~2013년 5차례에 걸쳐 서울 삼성동 이 회장 자택과 논현동 빌라에서 촬영됐다고 보도했다. 이 시점은 이 회장과 故 이맹희 제일비료 회장이 고 이병철 회장의 유산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던 때와 겹친다.

검찰은 이런 점에 주목하고 CJ 측이 선씨의 불법행위를 지시·묵인했거나 관여했는지, 언제 알았는지 등에 사건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선씨는 현재 조사를 통해 CJ 관여 여부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CJ측도 "한 직원의 개인 범죄일뿐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동영상 촬영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선씨의 동생(46)과 이모(38)씨 등이 해당 동영상의 존재를 미끼로 삼성·CJ 등과 접촉해 금품을 요구했으나 실패하자 언론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