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한국기업 매출액 대비 R&D 투자율 3% 가장 낮아···조세지원 늘려야”
2017-03-06 11:00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한국 연구개발(R&D) 투자 상위 5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율이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중 가장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6일 발표한 ‘우리나라 R&D 활동과 조세지원제도의 문제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015년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의 R&D 투자 상위 50대 기업의 R&D 투자 집약도(총 매출액 대비 총 R&D 투자율)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3.0%로 프랑스와 함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R&D 투자 집약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으로 8.5% 수준이며, 이어 일본 5.0%, 독일 4.3%, 영국 3.6% 순이었다.
황인학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R&D 활동을 통한 혁신노력이 글로벌 경쟁기업에 비해 미흡함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2015년 R&D 투자를 기준으로 투자액이 가장 많은 기업은 국가별로 독일 폭스바겐(128억7300만 달러), 미국 알파벳(122억8200만 달러), 한국 삼성전자(122억2900만 달러), 일본 토요타(83억5700만 달러), 영국 아스트라제네카(59억9700만 달러), 프랑스 사노피(55억1900만 달러)였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과거 20년 전만해도 대기업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당기분 방식을 기준으로 기본 5%에서 최대 10%까지 공제했으나, 2014년과 2016년의 두 차례에 걸쳐 세액공제 한도를 줄이면서 1%∼3%로 대폭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계속해서 R&D 조세지원을 축소하는 데에는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 R&D 비중(약 4.2%)이 세계에서 가장 높고, GDP 대비 R&D 조세지원 규모도 프랑스 다음으로 가장 높다는 통계와 관련이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 민간 R&D 투자에 대한 조세지원 규모는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한국의 2013년 민간 R&D 투자 대비 조세지원 비율은 7.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3.6%)과 일본(4.9%)보다 다소 높지만 캐나다(21.2%)와 프랑스(17.9%), 네덜란드(13.8%), 영국(9.4%)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GDP 기준 통계에 근거해 민간 R&D 규모와 조세지원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통계적 착시이며 우리나라가 선진 경쟁국 대비 R&D 조세지원을 줄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당기분 기준으로 대기업의 적격 연구개발비에 대해 10% 세액을 공제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기본 1%에서 최고 3%까지 세액공제를 하고 있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민간기업의 혁신 역량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민간 R&D 조세지원을 줄여나가는 것은 역주행 정책이며 장기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R&D 조세 지원은 최소한 선진 경쟁국 수준으로 충분히 확대해 민간혁신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