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주주 민주주의, 주주독재로 전락할 수 있어"

2016-11-07 16:30

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 소액주주를 보호하고자 하는 경제민주화가 되레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는 7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경제민주화 기업지배구조 정책의 쟁점과 과제' 세미나에서 "주주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미국 지배구조 모델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를 기준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경제민주화론으로 한국 기업집단을 개혁하려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미국에서 기업사냥꾼이 사회운동가와 노동운동가 등 다양한 주주행동주의자와 기관투자자들을 등에 업고 전문경영인들을 완전히 복속시키는 탓에 주주 민주주의가 '주주독재'로 전락했다"며 "그간 진행된 경제민주화 과정에서 실제로 누가 수혜를 입었는지 등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기업사냥꾼과 기관투자자에 복속된 경영자들이 주주가치 극대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한 결과 2005~2014년 미국 비(非)금융기업에서 연평균 3천660억 달러(약 421조원)의 돈이 자사주매입과 배당, 조세회피 목적으로 유출됐다.

신석훈 한경연 실장은 "기업 혁신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경영판단을 필요로 하는데 단기이익에만 주로 관심을 가지는 소수 주주의 권한 강화가 혁신을 막을 수 있다"며 "주주 민주주의는 경제민주화와 관계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