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활성화 대책]뜬구름 잡는 내수활성화 대책…"시장경제 왜곡 우려"
2017-02-23 12:30
아주경제 현상철 기자 =정부가 23일 내 놓은 내수활성화 대책은 최근 침체된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긴급조치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단기 대책으로 내수부문의 반전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변동성이 커지는 생활물가와 늘어나는 부채 등으로 소비여력이 줄어드는 데 따른 근본적인 해결책은 빠져있다는 판단에서다.
경기 불확실성을 희석하는 중장기적 종합대책이 부재한 가운데 나온 단기대책은 시장경제를 왜곡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부재하다는 데에는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현재 내수를 주도하는 중산층이 소비를 늘려가야 하는데, 이를 자극할만한 대책이 부족한 게 아쉽다"며 "최근 생활물가에 대한 부담이 크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도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 소비를 끌어올리는 종합대책의 필요성도 강조된다. 최근 우리나라는 저성장 기조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전철을 밟아나가고 있다는 우려감도 나온다.
이 가운데 가계와 기업이 안정적인 투자와 고용, 소비 유지를 유도하기 위해 실질소득 증대에 대한 기대감과 예측가능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부영 이사는 "우리나라는 경제기반과 기초를 끌어올려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을 없애는 종합대책을 제시해 실질소득이나 소비여력이 얼마나 늘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소비확대도 가능하지만, 이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단기대책 남발이 자칫 시장경제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익명을 요규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대책은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다"며 "이런 대책이 많이 나올수록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업의 고용이나 가정의 소비 축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 강제로 '빨리 (퇴근)해라, 소비해라'고 한다는 것은 올바른 처방이 아니다"며 "자잘한 대책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게 아닌 특정 업체나 가계에만 적용된다면 (시장이나 민간소비 부문은)왜곡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을 추진하려면 거시적인 차원에서 큰 대책을 내 놓고, 한 세트로 묶어야 하는데, 단기적인 대책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