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활성화 대책] 한국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도입·요금 인하 호텔에 세제 혜택

2017-02-23 09:39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일본이 24일부터 시행 예정인 '프리미엄 프라이데이'가 우라나라에도 도입될 전망이다. 또한, 객실 요금을 깍아주는 호텔·콘도에게는 세제 혜택을 주고, 고속철도를 한 달 전에 예약하면 반값으로 열차를 탈 수 있게 된다.  해외 골프여행객을 국내로 끌어오는 '골프산업 활성화 방안'도 마련된다. 침체된 소비심리에 불을 지펴 내수를 살리자는 취지다.

정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내수활성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내수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매달 하루를 '가족과 함께하는 날'로 정하고 이날만큼은 일찍 퇴근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소비 활성화 방안을 선보였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일간 매일 30분씩 더 일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날'로 지정한 금요일에는 2시간 일찍 퇴근해 가족들과 쇼핑·외식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했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소비를 살리기 위해 내놓은 정책으로 매월 마지막 금요일에는 오후 3시에 업무를 끝내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업무시간이 과도하게 길기 때문에 돈 쓸 시간이 없어 소비 제약을 불러온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다음달 중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기업 참여 확대를 위해 인센티브를 강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호텔·콘도의 객실 요금을 현행 고시가격보다 10% 이상 인하하면 해당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를 올해 한시적으로 30%까지 경감해주기로 했다.

현재 호텔·콘도와 관련된 재산세는 토지에 대해 0.2∼0.5%, 건축물엔 2.5% 표준세율이 적용된다.

재산세율 인하는 중앙부처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지방세인 재산세의 세율을 낮추려면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감면 조례를 제정해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대신 정부는 다음 달 행정자치부 장관이 주재하고 17개 시도 경제부지사가 참석하는 지역경제정책협의회를 개최해 지자체와 협의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지자체별로 관광산업을 확충하기 위해 호텔·콘도 객실 요금 인하 시 재산세를 경감하는 방안을 선택할 유인이 있다"며 "지자체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행자부를 통해서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2008∼2014년에도 외국인 투숙객 비율이 20% 이상인 관광·호텔업종에 재산세를 50% 감면해 효과를 본 적이 있다.

2008년 서울시가 먼저 제도를 도입한 이후 주요 호텔에 외국인 투숙이 활발해지자 2011∼2014년엔 전체 지자체에도 확대 적용됐다.

아울러 고속철도를 한 달 전에 예약하면 반값으로 열차를 탈 수 있게 된다. 이제까지는 만 25∼33세 청년에게 KTX 요금을 최대 40%를 할인해주거나 만 18세 미만 자녀가 3명 이상인 가족에게 요금을 30%까지 깎아주는 방안은 있었지만 조기 예약자에 대한 할인은 없었다.

정부는 수요가 적은 시간대 KTX, SRT 승차권을 일찍 구매하는 경우 운임을 파격적으로 할인하는 상품을 올해 하반기에 도입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출발 25일 전에 승차권을 예약할 때 요금의 30∼50% 할인하거나 15일 전 예약할 때 20∼30% 할인하는 식이다. 구체적인 할인조건이나 할인율은 KTX, SRT를 운영하는 코레일과 ㈜SR가 검토하고 있다.

올해 8월부터는 서울∼부산, 서울∼광주 등 주요 노선에서 중간역에 세우지 않는 '직통' 고속열차도 등장한다.

무정차 직통열차의 경우에도 정차역이 적을수록 운임을 더 많이 받는 식으로 운임 체계를 차별화할 예정이다.

또한 청년 여행문화 확산을 위해 코레일 열차를 타고 전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무제한 철도 자유여행 패스 '내일로'의 이용대상을 올해 말까지 만 25세에서 만 29세 이하로 확대한다.

실버 관광 활성화를 위해 고령자가 국내 여행상품을 이용할 때 할인을 제공하는 '시니어 관광카드'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4월 고령층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해외로 떠나는 골프여행객의 발길을 국내로 돌릴 수 있도록 골프산업 활성화 방안을 4월 중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봄 여행주간을 작년보다 이틀 확대한 4월 29일부터 5월 14일까지로 지정했다.

이 기간에 숙박·교통 할인 혜택을 더 늘리고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발굴할 계획이다.

이밖에 정부는 중부내륙관광열차와 백두대간협곡열차, 남도해양열차, 평화열차, 정선아리랑열차, 서해금빛열차 등 5대 관광 열차 요금을 주 중에 30% 할인하고 봄철 휴가 사용, 국내 현장학습을 권장해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해외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한 제도도 마련했다.

정부는 한국에 5년 내 2번 이상 입국하는 외국인에게 비자 발급서류를 일부 생략하고 제주에서만 가능한 외국인 자동출입국 심사 지역을 인천, 부산 등으로 확대한다.

'허니문 코리아 비자'를 신설해 신혼여행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신혼부부에게 전자비자를 발급하고 비자수수료를 면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