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철도시설공단,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사업' 수주 전략은?

2017-02-14 10:18
발주 방식 맞춰 사업단 구성 전면 개편…강영일 이사장 임기도 연장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개요 [그래픽=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17조원에 달하는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사업을 놓고 한중일 3국의 수주전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수주 활동에 돌입한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사업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를 고속철도로 잇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 양국이 협력협정에 서명하며 사업이 본격화됐다.

고속철도는 총 350㎞ 구간으로 건설되며, 말레이시아 구간은 335㎞, 싱가포르 구간은 15㎞다.

오는 2026년 12월 고속철도 개통 시 일반 열차로 6시간 이상 걸리는 두 도시 이동시간이 최대 90분까지 단축된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운영 기술 관련 자문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올해 상반기 내 실시하고 철도 시스템 선정 국제입찰도 하반기 중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중일 3국은 이번 사업이 본격화하기 전인 2015년부터 큰 관심을 보이며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2004년 KTX에 이어 지난해 SRT까지 개통한 한국은 철도시설공단이 2015년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에 한국고속철도 홍보관을 개관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철도공단은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사업이 △궤도·시스템·차량 △노반·건축 △운영 등 세 가지 분야로 분리 발주됨에 따라 사업단 구성을 상부(궤도·시스템·차량) 및 하부(노반·건축) 이원화 방식으로 전면 개편했다.

이미 상부사업 수주를 위해 10개 참여사로 컨소시엄 구성을 마쳤다. 전체 사업관리(PM)를 맡는 철도공단을 필두로 △궤도-삼표E&C △전기-LS전선, 현대중공업, 효성 △신호-LS산전, 대아티아이 △통신-KT △차량-현대로템 △기타-한국철도공사 등(자문단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나선다.

하부사업에 대해서도 통합적인 수주 지원 활동을 통해 정보수집 및 홍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철도공단은 고속철도 완공 이후 철도 운영에 있어 사업관리 노하우와 리스크 관리능력, 안전성 등이 뛰어나다는 점을 적극 강조할 계획이다.

경쟁국과 차별화된 한국형 재무모델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달 수출입은행(정책금융), KDB산업은행(상업금융)과 금융자문 계약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달로 임기가 끝나는 강영일 철도공단 이사장의 임기를 1년 연장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사업 수주를 위해 발주 국가 고위 당국자 등과 인적 네트워크와 신뢰성 유지차원에서 강 이사장의 연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1964년 세계 최초로 개통한 고속철도인 신칸센 등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일본과 대대적인 융자 지원 등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는 중국이 현재까지는 수주전에서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외에서의 고속철도 건설 경험이 전무하다는 게 취약점으로 꼽힌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최근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 미국 등 해외 고속철도 사업에서 중국과 일본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 철도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