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한미일 강력 규탄

2017-02-12 15:44
트럼프와 아베 이례적인 공동 성명으로 규탄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이 12일 오전 사거리 500㎞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우리 군은 즉각적으로 대비태세에 돌입했고, 북한이 이번 발사한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며 노동급 또는 무수단 개량형 등 새로운 종류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7시 55분경 북한이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비행 거리는 500여km로 추정된다"면서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분석 중이며, 새로운 종류의 미사일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고도와 비행 거리를 보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는 다르다"며ICBM 시험발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평안북도 구성의 방현비행장 일대에서 정동 쪽 방향으로 발사돼 동해 상에 낙하한 미사일은 최고고도 550여㎞로 올라가 500㎞를 비행했다. 동해 상에서 작전 중이던 우리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과 육상의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레이더(그린파인)에 포착됐다.

이번 미사일은 지난해 6월 발사된 무수단 미사일과 다른 패턴을 보였다. 당시 무수단은 최고고도 1400㎞를 넘었고 400㎞를 비행했지만, 이번에는 550㎞를 올라갔고, 500㎞를 비행했다.

군 소식통도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사거리로 볼 때 ICBM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탄도미사일의 지속적인 성능개량 차원의 노동급 또는 무수단 미사일의 개량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개량한 무수단 미사일에 신형 ICBM 엔진을 장착해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고, 외교부는 대북 규탄 성명을 내놨다.

김 안보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비서실장, 외교·통일·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안보실 1차장, 외교안보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해 50분간 진행된 NSC 상임위에서는 북한의 이번 도발을 탄도미사일 실험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하고 정부와 국제사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도 성명에서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에 대한 노골적이고 명백한 위반일 뿐 아니라 한반도 및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엄중한 위협"이라면서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도 긴급회의를 하고 상황을 점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 오전 11시 반에 홍용표 통일부 장관 주재로 긴급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북한의 의도와 향후 영향 등을 평가했다"며 "통일부의 입장은 추후 북한 동향을 봐가면서 발표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같은 도발은 미국 신행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에 맞대응하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정상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하게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예고에 없던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공동성명에서 "미일 양국은 북한에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추가도발을 삼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미국은 전방위 군사력을 통해 본토와 외국의 미군, 동맹을 완전하게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