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대우건설 재무진단 의뢰…'매각 초읽기'

2017-02-09 17:41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산업은행이 올해 매각 예정인 대우건설의 재무진단에 나섰다. 대우건설에 대한 의구심을 털어내고, 매물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대우건설의 재무진단을 회계법인에 의뢰했다. 통상적인 컨설팅이지만, 올해 사업계획 및 자금소요계획 등을 파악해 재무적 돌발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3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이에 산은은 매각 일정을 다소 늦추고 대우건설의 국내외 사업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로 했다. 현재 산은은 'KDB밸류제6호펀드'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재무진단은 산은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이후 처음 실시되는 것으로, 전날 간담회에서 이동걸 산은 회장이 밝힌 '사업장 실사'와는 다른 개념이다. 이 회장은 "대우건설이 진행 중인 전 세계 사업장을 방문.실사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로 안진회계법인과 이야기를 마쳤다"며 "시장이 인정하지 않는 부분은 이번 기회에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우건설은 이날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미청구공사 대금을 손익이 반영하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 수주산업 회계규정을 보수적으로 적용해 5030억원의 손실(잠재적 손실 포함)이 발생했다.

산은은 재무진단을 거쳐 빠른 시일 내에 매각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매각 작업은 2016년도 사업보고서가 나오는 오는 4월께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