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도시바 지분 인수로 메모리 사업 '퀀텀점프' 노린다

2017-02-07 09:12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맨앞줄 오른쪽)이 지난 25일 오후 경기도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을 방문,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과 현장을 들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SK하이닉스가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의 ‘퀀텀점프’를 위해 일본 도시바의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세계 2위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업체인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문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제안서를 지난 3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은 2조∼3조 원대로 추정된다.

도시바는 2D 낸드플래시에서 최고의 공정 경쟁력을 가졌을 뿐 아니라 3D 개념도 처음으로 고안한 바 있다. 시장조사기업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세계 메모리 칩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35.5%로 1위, 도시바는 19.5%로 2위다.

그러나 최근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에서 7조원 넘는 손실을 본 도시바는 재무 안정성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반도체 사업의 일부 매각을 추진해왔다.

일본은 20% 이상 지분을 확보하면 이사회에 참여,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도시바는 최대 19.9%를 매각, 경영권 참여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매각 시기는 최대 3월 31일까지다.

이와 관련해 도시바의 신설회사의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업체로 SK하이닉스 역시 물망에 올라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관련 시장을 12% 점유하고 있으며 시장순위 1위인 삼성전자와 달리 5위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서는 SK가 지난달 23일 반도체 웨이퍼 전문업체인 LG실트론을 6200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는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경쟁력을 갖춘 도시바 메모리 부문의 지분 인수전에 가세하면서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6일 콘퍼런스콜에서 도시바의 지분 매각 추진에 대해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올해 7조원의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제안서 제출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선두그룹에 속해 있는 도시바와 하이닉스가 지분 공유를 통한 협력 관계를 갖는다면 3D 낸드플래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업계 1위의 삼성전자와 기술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하이닉스 외에도 캐논, 웨스턴디지털, 일본정책투자은행(DBJ) 등이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