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문재인 대세론 속 安·李 상호 견제 심화

2017-02-05 16:32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가운데)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2위 자리를 놓고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상호 견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 시장은 5일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에 대해 ‘역사에 대한 배신’이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자신의 발언이 곡해된 것이라며 ‘협치’를 강조한 원론적인 차원이라고 받아쳤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대연정에 대한 부정적인 의사를 피력했다.

이날 오전 이 시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에 대해 "대연정은 역사와 촛불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며 "대연정 제안을 철회하고 다음 주 토요일 광화문 촛불 앞에 나와 국민께 정중히 사과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안의 심각성을 생각한다면 문재 전 대표도 대연정 철회를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한다"면서 "대연정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저버리고 친일독재 부패 세력에게 탄핵이 되더라도 살 길이 있다는 구조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청산대상과 함께 정권을 운영하겠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 시장의 이같은 행보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낙마로 반사이익을 얻은 안 지사가 중도층 확장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자 선명성 경쟁을 펼치며 본격적인 견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이날 서울 강북구 꿈의숲 아트센터 키즈카페에서 열린 '2040과 함께하는 아이키우기 브런치 토크'에 참석해 "저의 대연정 발언이 자꾸 곡해되고 있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의회와 협치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의회와의 협치를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안한 대연정은 그 대상이 새누리당일지, 바른정당일지, 누구 당이 될 지에 대해 우리 당 대표들이 의회의 안정적 과반을 점하는 과정에서 논의해야 할 주제"라며 “그 문제 하나가지고 갑자기 30년 민주화운동에 소신과 원칙의 정치인 안희정을 한꺼번에 폄하하시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담 후 "선거 전에 섣불리 연정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는 게 우려스럽다"며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박근혜 정권 실패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 다음 정권을 꿈꾸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안 전 지사와 보수진영의 규합을 동시에 견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날 국민의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대담 등 행보를 통해 문 전 대표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호남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분석이다.

한편, 주말에도 야권 대선주자들의 광폭 행보는 이어졌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중랑구 신내동의 '보호자 없는 환자 안심병원'인 서울의료원을 방문해 공공의료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안 지사는 강북구 소재 카페에서 '함께 하는 아이 키우기' 브런치 토크를 진행했다. 이 시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 직후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어 창원대에서 '한국의 미래, 경남에 묻다'를 주제로 특강을 열였다. 김부겸 의원은 남성도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저출산·육아대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