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담화에 갈라진 與…한동훈 "당론으로 찬성" vs 이철규 "서두른 감"

2024-12-12 12:08
韓 "사실상 내란 자백 취지의 내용"
"적어도 의총서 상의하고 결정하라"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한동훈 대표가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이 탄핵 찬반 여부를 놓고 공개 충돌하면서 사분오열하는 분위기다. 한동훈 대표가 "당론으로서 탄핵을 찬성하자는 제안을 드린다"고 하자 이철규 의원은 "좀 서두른 감이 있지 않느냐"고 맞섰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제가 오늘 오전에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를 위해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는 말씀을 국민들께 드렸다"며 "그 이유는 윤 대통령이 당초 당과 국민에게 얘기했던 것과 달리 조기 퇴진 등 거취와 관한 상황을 일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며칠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긴급 입장 발표를 통해 윤 대통령의 자진 하야 및 조기 퇴진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대통령 직무 집행 정지와 탄핵안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방금 대통령이 녹화로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대국민 담화를 했다. 저는 이런 담화가 이뤄진다는 사실 자체를 사전에 내용은 물론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그 내용은 지금의 상황을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상황을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며 탄핵안에 대한 당론 변경을 제안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내란죄를 직접 언급하자마자 방청석에 있던 일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서 고성이 터져나왔다.

한 대표는 해당 의원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반말하지 말고 말씀하시라. 경어를 써야 하지 않겠나. 당대표에게 그렇게 소리 지르면서 말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저는 윤 대통령을 제명 또는 출당시키기 위한 긴급 윤리위원회 소집을 지시했다"며 "분명히 우리의 생각과  입장을 이제는 정해야 될 때다. 내용은 분명하다. 지금 못 보신 분은 (윤 대통령의) 담화 내용을 다시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보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단히 엄중한 상황이고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저희는 민주주의 관점에서도 용납하지 못할 만한 대통령의 담화가 나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직무를 조속히 합법적으로 정지시키는 데 우리 당이 나서야 한다는 말씀을 당대표로서 드린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친윤계로 불리는 이철규 의원은 이후 발언 기회를 얻고 한 대표의 발언들을 공개 저격했다.

이 의원은 "우리 당대표께서 스스로 수사 결과도 발표되지 않고 재판이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내란죄라고 단정하시는 것은 좀 서두른 감이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 대표님 개인의 자격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라 당대표의 지위에서 하시는 말씀"이라며 "적어도 의총에서 의원들과 상의를 하고, 그러한 결정을 하시든 또는 발표를 하는 것이 민주적 절차에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오늘 이 자리는 원내대표 선거를 위해서 소집된 의총"이라며 "대표님께서도 조금 성격을 이해하시고, 협조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이날 양자 대결로 치러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는 친윤계 5선의 권성동 의원이 4선 김태호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