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SK건설, 대우건설 등 수주 잇따라…"해외건설 반등 도화선될까?"

2017-02-02 17:15
굵직한 인프라 사업 연이어 수주 성공

'차나칼레 1915(가칭)' 야경 투시도. [자료제공=대림산업]


아주경제 김충범 기자 = 연초부터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낭보가 잇따르면서 저유가 기조와 경쟁국 약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해외건설 시장이 모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해외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대림산업·SK건설 컨소시엄은 사업비 3조5000억원대 규모 터키 다르다넬스 해협의 차나칼레 현수교 공사 사업을 사실상 수주(우선협상 대상자 선정)하는데 성공했다.

터키 건국 100주년인 2023년 개통될 이 현수교는 주탑 간 거리가 2023m로 완공 시 세계 최장 현수교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국 건설사들과 터키의 리마크·야프메르케지 등 4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강력한 경쟁자였던 일본 이토추·IHI 컨소시엄을 누르고 수주 경쟁에서 승리했다.

무엇보다 업계는 이번 프로젝트가 대림산업의 독보적인 초장대교 건설기술력, SK건설의 두터운 현지 네트워크 형성, 정부의 전폭적 수주산업 지원 등의 '3박자'가 조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했다.

또 이달 2일 대우건설도 카타르 공공사업청이 발주한 6800억원 규모의 '이링(E-ring) 고속도로' 확장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이 사업은 카타르 수도 도하(Doha) 남부에서 기존 도로 4.5㎞를 확장, 4㎞를 신설하고, 이 구간에 다층 입체교체로 3개소를 포함한 왕복 8~14차선 도로를 건설하는 공사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이링 고속도로 확장공사 입찰 심사과정에서 기술력과 공사수행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했다"며 "특히 이번 수주를 필두로 대우건설은 향후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를 대비한 후속 인프라 공사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연초 건설사들의 잇따른 수주 낭보는 최근 해외건설이 극도로 침체됐던 분위기 속에 이뤄진데다, 향후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수주 누적실적은 총 28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461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2006년(165억달러) 이후 최저치다.

이처럼 최근 수년간 해외실적이 눈에 띄게 줄면서 업계는 건설사들이 기술력을 근간으로 한 양질 프로젝트 선별에 주력하고, 전반적인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할 것을 끊임없이 주문해왔다.

하지만 올 연초 건설사들의 수주 소식은 현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기술력, 건설사간 강점을 극대화한 컨소시엄 구성 등으로 수주 난국을 타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국내 건설사들이 저유가 쇼크로 해외건설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나름의 위기관리 능력을 체득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대림산업, 대우건설, SK건설 등은 장기적 측면에서 해당 지역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토대로 발주처 공략에 나섰기에 이번 수주에 성공했다고 본다. 무엇보다 이들 건설사들이 저가 낙찰에 따른 출혈경쟁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