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대림산업·SK건설 '터키대첩' 쾌거…정부 '측면지원' 결정적

2017-01-31 15:50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앞서 정부, '핵심 프로젝트' 적극적 수주지원 천명
터키 프로젝트 관련 입찰 예비타당성 조사 비용 지원하는 등 심혈 기울여

'차나칼레 1915(가칭)' 야경 투시도. [자료제공=대림산업]


아주경제 김충범 기자 = 연초부터 대림산업·SK건설 컨소시엄이 3조5000억원대에 이르는 터키 다르다넬스 해협 현수교 프로젝트 수주 낭보를 전해온 가운데, 정부가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진다.

이를 계기로 최근 침체일로를 걷던 해외건설이 모처럼 수주절벽에서 벗어나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 건설사들과 터키의 리마크·야프메르케지 등 4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일본 이토추·IHI 컨소시엄을 누르고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민간투자방식(BOT) 사업으로, 한국 건설사 컨소시엄이 완공 후 16년 2개월간 최소수익을 보장받고 교량 운영까지 담당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수주전 승리는 대림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SK건설의 탄탄한 현지 네트워크 구축이 결정적이었지만, 정부의 숨은 측면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먼저 정부는 이달 말 '대외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10억달러 이상 등의 기준을 충족하는 20여개 사업들에 대해 '수주지원 핵심 프로젝트'로 선정해 관계부처 간에 합동 관리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는 작년 해외실적이 최근 10년래 최저 수준인 282억달러 수준에 머무르자, 인프라 수주의 적극 지원을 통해 해외건설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였다.

정부는 전직 대사 및 장관 등을 중심으로 발주국 고위급 인사 접촉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의 지원 방안도 적극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올 상반기 말 해외건설 사업의 발굴·협상·기획·시공·관리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전담 지원기구도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차나칼레 프로젝트의 경우 정부가 대림산업에 입찰 예비타당성 조사 비용 4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또 작년 연말에는 김형렬 국토교통부 건설정책 국장이 이 프로젝트 만을 위해 터키를 방문했다.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형렬 국장은 "터키 100주년 기념의 의미가 담겨있는 이번 사업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적극적인 사업 지원 의지를 터키 측에 피력했던 점이 주효했다"며 "특히 정부 차원에서의 금융 지원이 뒷받침된 점도 이번 협상자 선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금융지원처장은 "이번 터키 수주전 승리는 건설사간의 특장점을 극대화한 컨소시엄 구성, 적시에 이뤄진 정부의 지원 등이 잘 어우러졌다는데 의미가 있다. 향후 해외건설 수주에 있어 좋은 선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가격 경쟁력에 기반을 둔 단순도급방식이 아닌 BOT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된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건설사들이 향후 해외건설을 수주하는데 있어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