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8명 문화 생활 누려…소득별 격차는 여전
2017-01-16 13:44
문체부, ‘2016 문화향수실태조사’ 결과 발표
지역·소득·연령에 따른 문화 격차는 지속적 개선 필요
지역·소득·연령에 따른 문화 격차는 지속적 개선 필요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직장인 A씨(34)에게 세 달마다 돌아오는 마지막 주 금요일은 그동안 고생한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특별한 날이다. 조금씩 돈을 모아 세 달에 한 번씩 다 같이 공연 관람을 하는 동호회에 속한 그는 얼마 안 되는 월급이지만 그 중 일부를 자신의 여가 활동을 위해 쓰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문화예술 향유 활동이 2003년 이후 꾸준하게 늘고 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얼룩졌던 2016년에도 2년 전보다 상승한 문화예술 관람률을 보였다. 하지만 소득·지역·연령별 문화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조윤선)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원장 김정만)과 함께 국민들의 문화향수의 수요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2016 문화향수실태조사’ 결과를 지난 1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우리 국민의 문화예술관람률은 78.3%로서 2003년 62.4%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 71.3%보다는 7% 포인트 증가해 조사 이래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분야별로는 ‘영화 관람률’이 73.3%로 가장 높았고, ‘대중음악·연예(14.6%)’, ‘연극(13.0%)’, ‘미술전시회(12.8%)’가 뒤를 이었다. 영화 관람률은 2014년 65.8%에서 2016년 73.3%로 다른 분야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해 문화예술 관람률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읍면 지역과 중소도시의 문화예술 관람률이 각각 65.7%, 81.0%로 2014년 대비 각각 8% 포인트 증가한 반면, 대도시는 81.2%로 2014년 대비 5.9% 포인트 증가해 지역별 문화예술 관람률 격차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시도 구분에서는 문화예술 관람률이 인천(90.3%), 세종(85.3%), 광주(84.4%), 경기(84.4%)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전남(52.7%), 전북(62.2%), 대구(67.8%) 지역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별로는 월평균 가구소득 100만 원 미만의 문화예술 관람률은 30.9%, 100~200만 원은 45.7%로 조사돼 2014년 대비 각각 4.3% 포인트, 2.0%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월평균 가구소득 600만 원 이상의 문화예술 관람률 89.5%와 비교할 때 소득에 따른 문화예술 관람률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의 문화예술 관람률이 15% 포인트 이상 상승해 연령별 격차는 일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0대의 문화예술 관람률은 75.2%, 60대는 55.7%, 70대 이상은 39.4%로 95%가 넘는 20대 이하의 문화예술 관람률과 비교할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계 관계자는 “더 많은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관람비용을 낮춰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면서 “대관료, 출연료 등 제작비용을 감안한다면 무작정 티켓 값을 내릴 수도 없다.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문체부 측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저소득층 대상 문화누리카드의 지원금 상향과 어르신 문화프로그램 확대 등을 통해 지역·소득·연령 등 계층별 문화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라며 “문화가 있는 날의 확대, 생활문화센터의 활성화 등을 통해 일상 속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 중 83.8%가 1년 내 문화예술행사를 관람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분야별로는 영화(78.5%), 대중음악(23.5%), 연극(20.1%), 뮤지컬(19.7%) 순으로 관람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