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청문회] 비선의료진, 청와대 프리패스 ‘보안손님’으로 관저에서 진료

2016-12-14 16:10
김영재 원장 "박 대통령 피멍자국 필러 시술로 보인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아주경제 주진 기자 =14일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3차 청문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처방받아 맞은 '주사'의 성격과 목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을 대신해 대리처방을 받았다는 의혹과 박 대통령이 청와대 대통령 관저 '파우더룸'에서 비선 의료진으로부터 진료를 받은 의혹 등도 핵심 쟁점이었다.

◆ 비선 의료진 진료 사실로 확인돼

이날 청문회에서는 비선진료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대통령 자문의로 근무한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과 최순실씨의 단골병원인 김영재 의원(醫院)의 김영재 원장은 청와대 출입 시 인적사항을 적지 않은, 이른바 '보안손님'으로 청와대 관저에서 박 대통령을 진료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는 임명되기도 전에 청와대 관저로 들어가 박 대통령을 두세 번 진료한 적이 있으며, 자문주치의와 의무실장 배석 없이 박 대통령을 단독진료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김영재 원장은 "박 대통령의 당선 후 2014년 2월께 한 번 정도 밤에 들어간 적 있다"며 "당시 비서관인지 행정관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사람 차를 타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손에 들고 있는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전달한 박 대통령의 안면 시술 의혹 사진. [사진=연합뉴스]



◆ 박 대통령 성형시술․주사제 처방 둘러싼 의혹들

김상만 전 자문의는 박 대통령에게 태반주사, 항산화제, 고용량 비타민C 등을 처방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자문의는 대통령이 불편하다고 해서 직접 의료장비를 챙겨 청와대로 들어가 태반주사를 2~3차례 놨다고 증언했다.

김씨의 백옥주사 처방에 대해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글루타치온(백옥주사 성분)은 마약류 해독 기능이 있다는데, 이를 위해 처방한 것 아니냐"고 질의하자 "미용 목적이나 해독 목적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에 처방한 의약품이 중독 또는 의존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으며, 비타민B를 제외하곤 모두 수용성이기 때문에 몸 밖으로 배출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이 대통령의 혈액검사가 '약물중독 검사를 위한 것 아니었냐'고 묻자, 김 전 자문의는 "면역기능 때문에 했다"며 "호르몬 검사인데 종합검진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호르몬 검사"라고 주장했다. 

신보라 전 청와대경호실 간호장교는 청와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마늘주사를 놓은 적이 있고, 박 대통령에게는 처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대통령 얼굴에 멍자국이 선명한 언론보도 사진을 제시했고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은 "필러 시술 같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전화가 왔을 때 흉터가 있었고 감각이 없어지면서 경련이 일어난다는 증상을 설명했고 그 이후에도 피부트러블 등으로 몇 차례 진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용시술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안면 시술은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필러 시술에 대해 청와대 의무실은 "모른다"고 일관했다.

김 원장은 박 대통령이 ‘길라임’이라는 가명 외에 다른 가명인 ‘최보정’으로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박 대통령이 가명으로 진료를 받은 적이)한 번도 없다”면서 “‘최보정’이라는 이름으로 136차례 진료를 받은 사람은 최순실”이라고 해명했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와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 등 증인들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3차 청문회에서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의 박 대통령 필러 시술 의혹에 대한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비선 진료' 의료진에 대한 석연치 않은 지원 

김영재 의원은 최순실의 단골병원으로 조원동·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직접 해외 진출을 주선했으며 조 전 수석은 관리소홀을 이유로 경질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 김 원장의 의료용 실 사업체인 와이제이콥스메디컬은 당시 실적과 매출이 적은 데도 국내에서 손꼽는 대형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한 것이 최씨와의 친분으로 특혜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와이제이콥스 메디컬은 전 년도 매출 2400만원인데 손실은 17억으로 손실이 71배나 되는 불량업체”라면서 “그런데도 비밀리에 거의 모든 대통령 순방에 데리고 다녔다. 중남미, 프랑스, 라오스 등 안 데리고 다닌 데가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다니면서 각 나라 최고 인사들을 줄줄이 만나게 해주고 중동 진출을 도와준다. 특혜의 끝판왕이다"라고 덧붙였다.

연세대 세브란스 피부과 교수인 정기양 전 대통령 피부과 자문의는 같은 병원의 김 원장 주치의 소개로 와이제이콥스메디컬의 의료용 실(봉합사)의 임상시험에 참여했고, 김 원장이 운영하는 화장품 업체의 제품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서창석 전 대통령 주치의와 김영재 원장, 이임순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를 연결한 고리로 최순실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청문회에서는 서창석-이임순 증인 간 증언이 엇갈려 위증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전상훈 분당 서울대병원장 등 세 사람을 최순실씨의 특혜를 받은 '의료농단' 3인방으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