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한국경제에 보내는 엄중한 경고 메시지

2016-12-08 11:02

[배군득 정치경제부 차장]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한국경제가 상당히 위태롭다. 내년 경제성장률 2.4%로 제시한 이유는 경제가 정치 이슈에 매몰될 수 없다는 경고 메시지다.”

지난 7일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내년 한국경제 전망에서 이같이 우려를 나타냈다. 국책 연구기관조차 한국경제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을 애둘러 표현한 대목이다.

KDI가 민간경제연구소보다 경제전망을 낙관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성장률 2.4%는 이례적이다. 최근 한국경제는 사방이 막혀있는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어디를 가도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제주체가 흔들리는 부분이 걱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업뿐 아니라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까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부제가 심각한 수준인 셈이다.

지난 2014년 전문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서 한국경제는 ‘끓는 물 속 개구리’라고 표현한 부분이 현실로 다가온다고 생각하니 암담하기만 하다.

1997년 외환위기와 사뭇 다른 경기침체 분위기는 체감지수를 더 떨어뜨렸다. 정부 안팎에서는 그나마 외환위기때는 국민이 합심해 금 모으기 운동 등으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계기를 만들었다.

기업이 줄도산하고 가계가 휘청거려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강한 의지와 바람이 있었다. 단기간에 외환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국민의 힘이 작용했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이 정부를 불신하고, 외면하는 상황에 놓였다. 정부가 어떤 부양카드를 써도 싸늘한 시선만 돌아온다. 이는 결국 정부가 국민이 바라는 방향을 모른다는 의미다.

광화문 광장에 232만명이라는 국민이 촛불을 켜는 이유를 정부가 파악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아무리 좋은 경기부양책이 나온들 효과가 있을리 만무하다. 겉으로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지만, 국민의 분노는 정부의 무능함도 함께 질타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정부의 무능함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개구리마냥 2014년부터 3년 연속 2%대 저성장에 허덕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내년에도 한국경제 도약은커녕 2%대 초반을 방어하는 수준에 그칠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첫술도 뜨지 못하고 있다. 오는 15일 미국 금리인상 추이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어떤 부양카드가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정치 이슈가 지속되면 한국경제는 2%대 초반 달성도 힘겨워진다. 박근혜 정부만 봐도 경제성장률은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아지는 패턴을 보였다. 내년 역시 이같은 패턴을 적용하면 1%대 후반으로 밀리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렇다보니 벌써부터 추가경정예산(추경) 얘기가 나오고 있다. 올해 추경 집행이 불과 3개월 전인데, 내년 상반기 한번 더 추경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추경 자체에 이견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당장 6개월도 예측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함을 질타하는 것이다.

KDI도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질타했다. 다양한 변수가 상존해도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도 던졌다. 내년에는 생산인구 감소, 고령화사회 진입 등 한국경제가 노년기에 접어든다.

이런 흐름에 맞춰 정부도 ‘국가개조’라는 사명으로 내년을 맞아야 한다. 매년 비슷한 정책, 과대 포장한 정책으로는 무너진 한국경제를 끌어올릴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시장의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정부가 어떤 자세로 받아드릴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