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코프로모션의 허상과 이면(하) - 관행인가 전략인가
2016-12-07 08:32
"시장 논리 중 하나" vs "과대평가 부르는 관행"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두 제약사가 각각의 영업력과 제품력을 활용해 제품 매출액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코프로모션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다국적제약사가 자사 제품을 국내제약사와 영업영역을 나눠 공동판매하는 것으로, 비교적 여러 제약사들 사이에서 흔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 유한양행과 미국계 제약사 길리어드간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코프로모션처럼 다국적사는 일절 영업 없이 수입만 담당하고 국내사가 제품을 넘겨받아 판촉활동과 마케팅 등 모든 영업을 담당하는 형태도 있다.
이렇게 각기 다른 코프로모션 형태는 매출액 분배 등 계약사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 중에는 국내사가 코프로모션 제품 매출액을 모두 자사 매출액으로 삼는 경우가 있다. 예로 유한양행은 ‘비리어드’ 매출액을 회사 매출액에 포함시켜 공시하고 있다. 반면 본래 소유사인 길리어드는 유한회사이기 때문에 사업보고서 등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우선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회계 문제는 ‘딱 어떻다’라고 한 번에 규정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업종별로 개념이 다르고, 계약마다도 다양한 방식이 활용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서는 회계상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품 매출액을 똑같이 양사가 반영하는 것만 아니라면 제품 매출액을 어느 회사가 몇 %로 반영할지를 계약상 결정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 “비리어드의 경우 사실상 유한양행이 판매를 도맡고 있기 때문에 유한양행에서 매출액을 100% 반영키로 두 회사가 합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시각은 분분하다. 각 제약사간의 자유로운 계약 형태에 따라 매출액을 반영하는 것이니만큼 이 또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과 사실상 ‘전략’이라는 것을 빙자한 관행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A 제약회사 관계자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영업사원 인센티브 지급되는 문제로 국내사가 매출액을 반영하고자 하는 등 두 회사가 경우에 따라 매출 반영 비율을 조정하는 사례는 이전에도 많이 있어왔다”며 “매출액 등 외형적 규모를 늘리는 것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 또한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B사 관계자는 “코프로모션은 한 회사가 타사 제품을 팔고 일부 수익을 나눠 갖는 형태인데, 자사 제품과 동일하게 매출액으로 반영된다면 이러한 관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과대평가할만한 소지가 있어 보인다”면서 “매출 부풀리기 차원에서 이뤄져왔던 관행으로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긍정적으로 보진 않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