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센터(CCC), 「지속가능한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워크숍」 개최

2016-11-29 13:32
화석연료 보조금 등 가격 왜곡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이사장 한덕수, 前 국무총리)가 외교부와 공동으로 2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지속가능한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워크샵을 개최했다.

지난 4일 발효된 ‘파리협정’을 통해 2020년 이후 적용되는 신기후체제에서는 지속가능한 저탄소 인프라로의 전환이 글로벌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번 워크샵은 인프라 분야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6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주목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지속가능한 저탄소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확대 방안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정책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김찬우 외교부 기후변화대사와 한덕수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이 각각 개회사와 환영사를 하였으며, 김상협 카이스트 녹색성장대학원 교수가 축사를 했다.

그 외 글로벌 기후변화경제위원회(The Global Commission on the Economy and Climate), 삼정KPMG,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국회예산정책처, 한국수출입은행 등 인프라 금융과 관련한 기관에서 다수의 전문가들이 발제 및 토론에 참여하였으며, 산업계․관계․학계 및 시민단체에서 약 20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여하여 지속가능한 저탄소 인프라 구축 논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기후변화센터(CCC), 「지속가능한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워크숍」 개최[1]


김찬우 대사는 지난 10월 발간된 신기후경제보고서(New Climate Economy Report)를 인용하며 “2030년까지 전 세계 인프라 투자가 90조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저탄소 인프라 구축에 소요되는 비용의 증가보다도 이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및 사회적 비용 감소 효과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저탄소 인프라 투자는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인 선택지가 되어 가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국제사회 중견국으로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국제 사회에 공표한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한덕수 이사장은 에너지, 도시, 토지가 모두 인프라에 포함된다고 설명하며, “지속가능하지 않은 인프라 구축에는 매우 큰 복구비용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속가능한 인프라 투자는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목표를 이행하고 파리협정에 부합하는 기후위험을 감소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김상협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과 각종 세제혜택을 포함하면 약 5천억불에 이르는데, 이를 저탄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하며,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 논의에서 재원을 더 이상 문제가 아니며, 그 보다는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의 발굴, 정책적 의지와 국민 수용성의 문제, 장기적 프레임워크에 대한 이슈가 훨씬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시아개발은행, 녹색기후기금과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협력을 통한 동북아 녹색레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신뢰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국가정책에서 지속가능성이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세션은 “지속가능한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개최되었으며, 양수길 UN SDSN Korea 대표가 좌장으로 참여했다.

양수길 대표는 “올해 국제사회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결의를 했는데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와 아디스아바바 행동의제, 그리고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채택이 그것”이라고 소개하며, “국제사회의 이런 결의사항은 궁극적으로 저탄소 인프라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레이첼 와들(Rachel Waddell) 신기후경제연구팀 사무국장은 지난 10월 발간된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 과제 : 더 나은 성장과 발전을 위한 재원 조성”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며, “지속가능한 인프라 투자 확대와 공공 및 민간의 투자 유도를 위해서는 화석연료 보조금과 같은 근본적인 가격 왜곡 문제를 해결하고, 투자와 관련한 정책 체계 및 역량을 강화해야 할 뿐 아니라, 금융시스템을 개혁하여 투자의 규모와 질을 높이고 청정기술 연구개발을 확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이상철 기획재정부 기후경제과 사무관은 우리 정부의 지속가능한 저탄소 투자 확대 정책을 소개했다.

특히 배출권거래제를 환경규제에서 산업혁신의 계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 외에도 안전환경설비투자펀드, 전력신산업펀드 등의 녹색펀드 확충, 기후변화대응 신산업 육성 정책 확대, 녹색기후기금과 공적원조의 활용과 관련한 정책을 설명했다.

김성우 삼정KPMG 본부장은 민간 투자확대를 위한 공공기금 활용 제언 및 글로벌 사례를 발표했다. 김 본부장은 “공공기금과 민간투자는 목적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민간투자가 저조한 이유 분석을 토대로 민간투자 확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특히 공공투자를 민간 녹색투자의 마중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프로젝트 개발에 좀 더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진익 국회예산정책처 경제사업평가과장과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참여했다. 진익 과장은 “현재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예산이 3조원 정도이며, 2030년까지 37%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31조원이 추가로 필요한데, 복지 등 다른 영역과의 경쟁에서 재정을 확보하려면 확실한 비전과 전략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재진 연구위원은 “저탄소 인프라 투자에 세제혜택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혜택 보다는 사회적 혜택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은 “다양한 행위자들과 지속가능한 인프라 투자”를 주제로 개최되었으며, 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좌장으로 참여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조항문 서울연구원 기후에너지연구센터장은 지속가능한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을 발표했다. 조 센터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서울시의 제도적 기반을 소개하며, 서울시는 ‘저탄소 환경수도’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 효율 개선, 생산과 관련한 지역화된 전략을 수립하여 펼쳐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치 카펜(Mitch Carpen) 녹색기후기금 리스크 매니저는 지속가능한 인프라 투자를 위한 녹색기후기금의 활동과 향후 역할을 소개했다. “녹색기후기금은 민간이 투자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 대응 관련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부담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또한 수수료 이슈도 없다”고 말하며, “다양한 금융수단을 활용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보증 프로그램에 있어 민간의 참여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인프라 투자 사례와 시사점을 발표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셸, 사우디 아람코 등 석유자원 기업과 다국적 기업들이 저탄소 기후·에너지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저탄소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그린 비즈니스가 수익을 창출하면서 확대 재생산되는 사이클로 이행하고 있으며, 저탄소화 비즈니스 생태계가 향후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진 토론에는 이준행 서울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승연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인프라 선임연구위원, 배인성 한국수출입은행 플랜트금융 PF연구위원이 참여했다.

이준행 교수는 “민간투자를 확대하려면 결국 수익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설명하며, “연기금의 재원을 활용하려면 공공에서 리스크를 부담해줘야 하는데, 탄소가격제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좋은 프로젝트를 발굴해서 중장기적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기금을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승연 선임연구위원은 1994년 국내에서 민간 인프라 투자가 처음 허용되었던 때 인센티브가 없어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다가 1998~99년 법개정을 통해 인센티브와 다양한 위험완화 장치가 도입된 이후 민간투자가 크게 늘어났던 경험을 되돌아볼 것을 제안하며,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위해서는 정부에서 다양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인성 연구위원은 “철도의 경우 수익성이 낮고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정부의 보조금이 없으면 사업이 안 되듯이, 개별 프로젝트의 특성을 고려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며, 또한 개발자와 투자자 간 상충된 이해관계를 잘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이사장은 “이번 유엔기후변화총회에서는 2020년 이후 보다도 2020년까지는 무엇을 할 것이냐가 국제사회의 관심사항이었다”고 소개하며 제도가 완벽하게 수립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시장과 정부, 기업이 상호 협력하여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고 해외 감축실적을 국내 크레딧으로 활용하는 등 파리협정의 성공적 이행에 기여해야 한다는 당부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