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개조]‘앙시앵 레짐’ 타파 강력한 리더십 필요

2016-11-15 07:00
고성장시대와 180도 달러진 경영환경
원가혁명·가치혁신 등 조직변화 추진
발상의 전환으로 저성장 파고 넘어야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고성장 시대의 종말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생존 방안을 찾아낼 것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발상의 전환’이다. 김현철 서울대학교 교수는 “우선 과거처럼 ‘정부가 어떻게 해주겠지?’라는 기대를 완전히 버려야 한다. 저성장기로 빠져들면 정부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오히려 기업을 옥죄고 기업에 손을 벌리게 된다”면서 “정부에 기대하기 보다는 ‘자심의 생존은 자신이 챙긴다’라는 발상으로 저성장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상의 전환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180도 달라질 것이라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고객도 달라지고 유통도 달라지며 경쟁도 완전히 달라진다.

하지만 발상의 전환이 가장 힘들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고성장기의 추억이 뼛속까지 박혀 있어서 저성장기에 접어든 현실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한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김 교수는 따라서 기업들에게 종교의 개종에 버금갈 정도로 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패러다임’이라는 개념을 창안한 토마스 쿤은 과학의 발전은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라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에 의해 혁명적으로 이뤄지는데 이 전환이 굉장히 어렵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종교의 개종과 같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면서, “저성장기 대응 전략도 마찬가지다. 경영자들의 발성의 전환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시장 전략의 으뜸은 해외시장 개척이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국내시장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야 한다. 하지만 해외시장은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고 성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것을 받쳐주는 것이 국내 기존 시장의 사수다. 기존 시장이 굳건히 받쳐줘야 해외시장을 제대로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신규 시장을 발굴하는 일도 중요하다. 아무리 저성장기더라도 신규 시장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신규 시장은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만 볼 수 있다.

원가혁명과 가치혁신, 영업력 강화, 민첩성 강화 등 조직 대응 전략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원가혁명은 원가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것이다. 지금까지 상식적으로 생각해오던 수준이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까지 고쳐야 한다. 일본 기업들이 경험한 것처럼 판매가격이 지금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고 영업이익이 지금의 10분의 1로 떨어진다는 가정 하에 원가구조를 바꿔야 한다. 지금 생존한 일본기업들은 20년간 계속해서 판매가격이 떨어지고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상황을 극복했다.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고객가치를 높이기 위해 조직의 기동성과 영업력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조직 대응 전략은 시장 대응 전략보다 더 어렵고 더 시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조직 대응 전략을 하나둘 실현해야 한다.

김 교수는 기업의 생존 전략에서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발상의 전환부터 조직의 민첩성 강화까지 강력한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다행히 굉장히 희망적인 것이 한국 기업은 원래부터 리더십이 강했다는 것이다. 또한 강력한 리더십이 한국인의 정서에도 부합한다. 한국인은 정서적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고 또 기회만 주어지면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어진다”면서 “솔선수범하며 위기를 헤쳐나가고 조직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한국형 리더십이 저성장기에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