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D-5]‘시계제로’ 대선판국…보호무역 강화에 산업계 ‘우려 목소리’
2016-11-02 17:00
아주경제 양성모·송종호 기자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황이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된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FBI가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를 착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역전되는 등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누가 당선되더라도 ‘무역 빗장’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힐러리와 트럼프 후보의 공통된 공약이 ‘보호무역주의 강화’이기 때문이다. 이는 자국의 제조업 보호와 더불어 중국을 겨냥한 강경한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현재 세계 최대의 재화 수입국인 미국이 추진중인 통상분야 ‘쇄국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 글로벌 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파를 줄 전망이다.
◆힐러리.트럼프 공통점은 '보호무역주의'
현재까지 총 3차례 진행된 TV 토론회에서 힐러리와 트럼프 후보는 상이한 외교정책 기조에도 불구,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에 있어서는 뜻을 같이했다.
하나대투증권이 지난 6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무역 규제는 △반덤핑 및 상계 관세 △세이프가드 규제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 △국가안보 수입규제 △국제수지 위기 대응 △수정조항 환율조작국 대응 등 다양하다.
이중 미국이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자주 꺼내들 카드로는 반덤핑 관세가 꼽힌다. 이미 미국 상무부는 지난 6월 중국산 냉연강판에 대해 최고 522%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호무역주의는 글로벌 교역량 축소와 함께 (신흥국)낙수효과를 제한한다”면서 “올 한해 역성장이 불가피한 국내 수출에 또 다른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보호무역 기조가 단기 우려로 끝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옥혜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 정당은 해외로 나간 제조 공장을 다시 불러들이는 정책을 통해 미국 내 제품 생산 확대를 도모할 것이라 공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품을 생산하면 수출처가 필요하고 타국에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자국의 수입을 마냥 제한할 수만은 없다"며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는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美 대선 결과, 업종별로 ‘온도차’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영향에 대해선 업종별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큰 맥락에선 보호무역조치가 부담이 되지만 IT와 신재생에너지 등의 업종에선 긍정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의 경우 민주당, 공화당 어느 후보가 되더라도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대선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에 우려가 크다”면서 “관세 등을 크게 물리는 식으로 수출과정에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IT업계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IT기술은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이면 큰 지장 없이 해외 시장에 선보일 수 있다"며 "미국이 정치적 노선에 따라 국경 없이 연결된 IT기업들을 압박하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힐러리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그녀의 공약인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수혜도 점쳐진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힐러리 후보는 10년 내 연방 정부 부지에 기존 대비 10배의 풍력 및 태양광 설치 추진 등을 공약에 포함시켰다”며 “북미 신재생 에너지 시장이 활성화 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