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전통의 가치'…제1회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
2016-10-31 15:00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킨텍스서 개최…장인·전수조교 등 200여 명 참여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산업화와 더불어 서구식 생활양식이 보편화되며 전통 공예품은 점차 쓸모가 없어지거나 좀 더 편리한 것으로 대체됐다. 무형문화재는 말 그대로 형체가 없기 때문에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승'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공예기술 분야는 전통의 맥을 잇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강경환)이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서도식)과 함께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킨텍스에서 개최하는 '제1회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은 그런 점에서 유의미하다. 과거의 것을 원형 그대로 보존해서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전통의 가치를 모색하고 추구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행사 주제는 우리만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의 기풍과 특질이라는 뜻을 담아 '코리안 에토스'(KOREAN Ethos)로 정했다. 이상철 총괄감독은 "영어로 전시 제목을 붙이는 데 적지 않은 고민과 부담감이 따랐다"면서도 "실제 공예 현장에서 자주 쓰는 단어이기도 하고, 우리 무형문화재를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취지로 이 같이 명명했다"고 설명했다.
'한지장' '한산모시짜기' 등 각 분야 보유자(장인)·전수교육조교 등 200여명이 참여해 10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크게 △주제관 △무형문화재관 △특별관 △공예단체관 △기업관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관 △대한민국공예품대전관 △한국문화재재단관 등 여덟 가지로 구성된다.
이 중 국가무형문화재관과 시·도무형문화재관으로 나눠 운영되는 무형문화재관에서는 그동안 행사장 규모의 제한을 받던 예년과 달리 대목, 옹기 등 대형 작품을 전시한다. 또한 장인들의 시연이 펼쳐지는 공개 행사관에서는 '갓일' '매듭장' '궁시장' '소목장' 등 총 21개 종목의 전통공예를 만날 수 있다.
특별관에 마련된 1세대 보유자 아카이브전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5월 막을 내린 '조각장 김철주와 그의 유산, 일심유정(一心惟正)'전에서 선보였던 작품들을 정리·재구성한 이 공간에서는 김철주 선생의 아버지 김정섭 옹을 비롯한 금속분야 전승자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다. 이 밖에 한국전통문화대 부속 전통섬유복원연구소의 연구내용, 일본 전통공예 생활용품 개발 프로젝트 '재팬 크리에이티브' 등도 특별관에 소개된다.
지난 1971년과 1973년 각각 시작한 대한민국공예품대전,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의 수상작들을 엄선해 놓은 두 대전관도 눈길을 끈다. 전칠수 국립무형유산원 전승지원과장은 "이러한 대회를 통해 음지에서 전통공예 기술을 묵묵히 이어오던 공예인들이 발굴되었다"며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우리 공예의 가치를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자칫 무형문화재를 다룬 딱딱하고 정적인 행사로 여기기 쉽지만, 복주머니·참죽나무 필갑·은반지·탈 만들기 등의 체험행사도 마련돼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관람객들도 흥미롭게 행사장을 방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경환 원장은 "무형문화재대전은 우리 전통공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전통공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그려보는 더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