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 싱글데이 노린다...中 스마트폰 업체 잇따라 신제품 출시

2016-10-24 14:47
중국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 줄줄이 하이엔드 신제품 공개해

최근 삼성전자의 혼란과 싱글데이 대박을 노린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신제품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중국 토종 스마트폰 브랜드 오포도 지난 19일 하이엔드 스마트폰 R9s를 공개했다. [사진=오포 홈페이지]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신제품 공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사태에 따른 위기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싱글데이(11월11일) 효과를 노리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증권일보는 2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 테크놀로지의 왕양(王陽) 중국연구총감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사태가 발생하고 싱글데이를 한 달 앞둔 10월 전후 중국 토종 스마트폰 업체가 잇따라 신제품을 공개하며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삼성의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중국은 물론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가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는 많았지만 중국 스마트폰 업체는 11월 11일 싱글데이에서의 '대박'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은 많지 않았다고 증권일보는 설명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알리바바는 지난해 이 싱글데이에 단 12분 만에 1조8000억원, 하루 16조5000억원 매출을 올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화웨이는 내달 독일에서 프리미엄 고가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해당 스마트폰이 메이트9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의 갤럭시 노트7을 대체할 만한 고성능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기대된다. 중국 국내에서는 중·저가 제품이 강세지만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특허 등 증명된 기술력으로 탄생한 화웨이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높다.

5.9인치 대화면에 화면 양 옆이 둥글게 휘어지는 듀얼 엣지 디스플레이, 64비트 8코어 기린(Kirin)960 칩셋이 탑재될 예정이다. 기린은 화웨이 자회사에서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다.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7.0, 2000만 화소 듀얼카메라도 장착돼 눈길을 끈다. 램과 저장용량에 따라 총 3가지 모델로 출시되며 가격은 480~700달러 사이가 예상된다. 화웨이는 최근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노바(nova)' 시리즈도 새롭게 출시했다. 

 

샤오미 미5s.[사진=샤오미 홈페이지]


최근 중국 시장에서 5위로 밀리며 고전하고 있는 샤오미도 지난달 말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 미(Mi)5s와 미5s 플러스를 공개했다. 5.7인치 화면에 1300만 화소 카메라, 스냅드래곤 821등이 탑재됐다. 미5s 플러스는 메모리가 더 크고 듀얼카메라가 장착됐다. 샤오미의 경쟁력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고스펙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각각 1999위안(약 38만원), 2299위안(약 43만원)으로 책정됐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급부상하며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른 오포(OPPO)도 지난 19일 신제품R9s와 R9s 플러스를 대중에 공개했다. R9s는 5.5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스냅드래곤 625 옥타코어 CPU, 4GB 램과 64GB 메모리, 마이크로 SD 슬롯 등이 탑재됐다. OS는 안드로이드 6.0이다. 전후면 1600만화소 카메라, 지문인식 스캐너도 장착됐다. 오는 28일 출시된다. 

오포는 최근 중국과 동남아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오포의 스마트폰 생산량은 2100만대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6.1%를 기록, 화웨이 다음의 세계 4위에 랭크됐다. 오포와 같이 BBK 그룹의 자회사인 비보(vivo)는 1400만대, 점유율 5.2%로 6위에 올라 오포·비보 형제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9.1%인 화웨이도 웃돌았다.

ZTE도 누비아의 신제품 모델인 'Z11 미니 S'를 최근 공개했고 TCL도 TCL950과 TCL580 등 신제품을 베이징에서 선보였다.

사실 중국 시장에서는 삼성의 위기가 모든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기회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중국 업체의 잇따른 신제품 출시는 오히려 싱글데이 효과를 누리겠다는 데 더 큰 비중을 뒀으리라는 것.

우창(吳强) 오포(Oppo) 부총재는 "삼성 사태로 애플, 화웨이는 즐거운 비명을 지를지도 모르지만 오포는 기껏에야 저 뒤쪽에서 점 하나 정도를 얻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삼성 사태로 중국의 모든 스마트폰 제조 업체가 신기술과 신소재 응용에 신중하고 또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