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덮기 꼼수…박 대통령도 北과 내통한거냐"

2016-10-16 21:30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여권이 '송민순 회고록'을 근거로 문재인 전 대표를 비난하는 것과 관련해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덮기 위한 색깔론 꼼수라며 반격에 나섰다.

더민주는 당 지도부는 물론 잠룡들과 전·현직 의원까지 나서 여당이 남북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사진=연합]
 

내부적으로는 여권이 '인권결의안 기권, 북한정권 결재사건'이라고 송민순 회고록 이슈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등 현안을 모두 덮을까 우려하고 있고, 4·13 총선을 거치면서 '안보정당'으로서의 이미지 강화에 노력해왔는데 이번 일로 다시 여당이 던진 '안보불안 프레임'에 갇히고 색깔론에 휘말릴까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부 취재결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유엔 인권결의안에 대해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은 찬성했다고 한다"며 "사실관계 확인도 않고 북한 종노릇을 한 걸로 여당이 규정한 부분에 대해선 당 차원에서도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자꾸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우린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2002년) 면담기록을 갖고 싸우게 돼 있다"고 여당에 경고장을 날렸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취재진에게 "종복, 북한결재, 내통 같은 여당의 명예훼손 발언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선 자문을 받아 신속히 법적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유엔 결의안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확인할 이유도 필요성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문재인 비서실장도 그런 역할이나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여당의 대통령 기록물 열람 주장도 '정치공세'로 규정하며 일축했다.

그는 또 "무분별한 정치공세는 거대한 권력형 비리 의혹을 삼키는 블랙홀이 아니라 새누리당에 타격을 주는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후 사실조사 차원에서 사건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추 대표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후보를 흠집 내려는 데 있어선 문 전 대표뿐만 아니라 누가 되더라도 당이 전면적으로 사실조사를 하고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소속 대권 주자들도 이번 사태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비록 문 전 대표가 경쟁자이지만 최종 경쟁 상대는 여권이란 점에서 부동층 표심이 안보불안으로 떨어져 나갈 경우 결국 모두에게 손해란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새누리당이 송 전 장관 회고록을 근거로 유엔 인권결의안 기권의 진실을 묻고 있는데 정치가 최소한의 염치도 잃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남북 관련 사안 판단을 위해 북한 입장을 조회한 게 내통이라면 북한과 아무 관계도 없는 유신헌법을 만들면서 북한에 통보한 박정희 정권은 북한결재를 받은 것"이라며 "이제 평화와 통일을 말하는 종북으로 몰릴 거란 두려움을 털어내고 '그래도 안보는 보수'란 신화를 깨자"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를 소집, 회고록 사태는 물론 검찰의 야당 의원들에 대한 무더기 기소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운영위 출석문제를 논의하는 등 대여 공세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윤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브리핑에서 검찰 무더기 기소 문제와 관련, "전해철 비선실세 국정농단 야당탄압 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10여 명 위원이 구성 완료되면 금주 중 검찰 항의 방문도 하고 즉각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수석 운영위 출석 문제와 관련해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출석 가능성을 얘기했으니 우리는 출석을 강력히 요구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