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 전매제한 풀린 개포주공 2단지, 2억원까지 웃돈 붙었지만 거래는 ‘글쎄’

2016-10-13 14:51
양도세 얹어 팔기 나서...1억원 남기려면 웃돈 2억원 붙여야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블레스티지'에 최고 2억원까지 웃돈이 붙었다.[사진=오진주 기자]


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웃돈은 계속 올라가는데 거래는 없습니다.” (개포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하는 '래미안블레스티지'의 분양권이 지난 12일 6개월 전매제한 기간이 끝나면서 주목받고 있다. 전매제한 족쇄가 풀리자 마자 수분양자들 1억~2억원의 웃돈을 붙여 매물을 내놓고 있다.  

13일 찾은 개포주공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는 전화벨이 끊임없이 울리고 있었다. 개포주공 2단지 앞에 위치한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받는 중에도 한 손엔 유선전화를 받으며 상담을 했다. 주로 웃돈이 얼마나 붙었는지 묻는 전화였다.

그는 “분양가가 13억원이던 84㎡(34평)엔 1억원의 웃돈이 붙었고, 분양가가 18억원이던 126㎡(51평)엔 1억2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큰 평수의 선호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분양가를 비교적 낮췄는데, 이후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큰 평수에 웃돈이 더 많이 붙었다”고 덧붙였다.

웃돈이 이렇게 높게 형성된 이유는 매도자들이 분양권 양도 시 부담해야 하는 양도세를 웃돈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현재 매도자는 계약한 지 1년 미만일 때 분양권을 거래하면 양도차익의 55%, 1년 이상~2년 미만일 때 거래하면 양도차익의 44%를 양도세로 내야 한다.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다운계약서를 쓸 게 아니라면 매수자가 양도세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자 입장에서는 1억원의 차익을 남기려면 2억원까지 웃돈을 붙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개포주공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 아직 거래 초기이니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겠단 입장이다.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워낙 가격이 높아 거래가 쉽지 않다”며 신중함을 표했다. 그는 “명의를 변경하는 순간 정부에서 다운계약서 조사를 한다고 들었다”며 “우리도 분양권을 갖고 있지만 매수자에게 편법을 요구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이제 이목은 내년 3월 전매제한이 풀리는 개포주공 3단지로 쏠리고 있다.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아너힐즈’는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음에도 지난 8월 특별공급을 제외한 일반분양분 63가구 모집에 총 6339건이 접수돼 평균 청약경쟁률 100.62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수도권 최고 청약경쟁률이다. 3단지를 거래하는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종종 매도자들로부터 다운계약서를 쓰자거나 매수자에게 양도세를 부담하게 하자는 제안이 들어오지만 쉽게 움직일 수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전매제한이 풀리면 그동안 거래를 하기로 예정돼 있던 물건들이 풀리면서 전체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리얼투데이 장재현 리서치팀장은 “개포는 사업이 빨리 진행되고 있는 편이고 신도시처럼 구획이 잘 정리돼 있어 주거여건이 좋다”며 “강남 재건축 시장이 전체적으로 호황이기 때문에 개포도 높게 책정된 가격으로 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앞으로 2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한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에 웃돈까지 더하면 매수자는 총 2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며 현재 가격이 너무 높아 더 이상 웃돈이 오르긴 어렵다"고 말했다. A공인중개업소 대표도 “3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이 70여개 밖에 안 된다”며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구성돼 있어 실제 시장 가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