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발령 나서 이사했는데 출산장려금 중단…권익위, 제도 개선 촉구
2016-10-10 16:28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 셋째 아이를 임신한 A씨는 최근 직장에서 인사발령이 나면서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갔다. A씨는 전입신고를 하고 출산장려금을 기대했지만 해당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A씨가 거주한 기간이 출산일로부터 한 달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 아이 둘을 가진 B씨는 출산장려금을 6개월에 한 번씩 분할 지급받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남편과 이혼하고, 남편이 다른 도시로 전출신고를 하자 출산장려금 지급이 중단됐다. 부모 주소지가 관내로 동일하게 등록돼 있어야 한다는 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는 10일 거주기간 요건에 맞지 않아 출산장려금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급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임산부의 날을 맞아 권익위가 2013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출산장려금 관련 민원 636건을 분석한 결과, 지급요건 미충족 이의가 260건(40.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격요건 문의(22.2%), 지급 중단 불만(17.0%), 타 지자체와 비교(8.6%) 등 순이었다.
지급요건 미충족 이의 중 거주기간 부족은 177건(68.1%)으로 가장 많았다. 부모 주소지 요건 미흡(18.5%), 신청기한 경과(13.4%) 등이 뒤를 이었다. 거주기간 부족 사유로는 단순이사(126건), 인사발령 등 직장문제(57건), 주거문제(20건) 등이 주를 이뤘다.
현행법상 출산장려금 지급 요건은 지방자치단체별로 다른 상황이다. 출생일 기준으로 6개월 이상 거주해야 장려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한 지자체가 있는 반면, 1년 이상 거주를 요구하고 있는 곳도 있다.
부모 주소지 요건도 저마다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 또는 어머니 중 한 명만 관내에 주민등록이 돼 있으면 장려금을 지급하는 지자체도 있지만 부모 모두가 관내에 주민등록이 돼 있어야 하는 곳도 있다.
지역별로는 인천(30.5%), 경기(16.3%), 서울(6.1%), 경북(5.7%), 전남(5.5%) 등 순으로 출산장려금 관련 민원이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의 경우 지급 중단 불만이, 경기를 비롯한 상위 4개 지역은 지급요건 미충족 이의가 많았다.
권익위 관계자는 “출산장려금은 저출산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지원하는 것”이라며 “직장 이전 또는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 등 부득이한 사유로 주소지를 옮기는 경우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